[신춘문예 2010]시나리오 ‘산사일기’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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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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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배경의 소녀 성장담 신선

허진호 씨(왼쪽)와 심재명 씨
허진호 씨(왼쪽)와 심재명 씨
전반적으로 소재주의에 휘둘리거나, 장르의 유행을 좇지 않으며 작가적 뚝심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중 ‘퍼플 레인’ ‘절대 지지 않아’ ‘봄 여름 그리고 가을’ ‘산사일기’가 최종적으로 언급되었다. ‘퍼플 레인’은 인물의 입체성과 안정된 극 구성이 돋보였으나 참신성이 부족했고, ‘절대 지지 않아’는 고무공처럼 탄력있게 만들어낸 여주인공이 매력적이었다. 판타지 로맨스물이라는 젊은 장르를 배경으로 생생하게 구현한 인물묘사에 비해 단조로운 사건의 구성과 배열이 아쉬웠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은 작가의 성숙한 시선이 무엇보다 장점이었다.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인물군상의 리얼리티가 뛰어났으며 현실성을 획득하면서 정서적 공감대를 충분히 끌어냈다고 보여졌다.

당선작 ‘산사일기’는 제목처럼 이제 막 절에 들어가 행자가 된 소녀의 스무 살 일기로, 산사를 배경으로 소녀의 성장담을 그렸다는 점이 무엇보다 신선했다.

여주인공 은행자의 밝고 맑은 성격 뒤에 숨어 있던 커다란 상처를 보여주는 방식이 서툴러 못내 아쉬웠지만, 뛰어난 대사 구현이 단점을 가릴 정도로 훌륭했다. 그녀를 둘러싼 각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시선도 섬세하고 예민했다.

작품 속 대사처럼, 이후 작가의 용맹정진을 기대해본다.

허진호 영화감독·심재명 MK픽쳐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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