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국면의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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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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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표 4단 ● 조혜연 8단
본선 16강 7국 3보(56∼70) 덤 6집 반 각 3시간


백 56이 놓이는 순간 국면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우선 좌상과 좌하에 있는 흑 돌이 분리되면서 둘 다 모양이 허약해졌다. 공중에 붕 떠서 쫓겨 다녀야 할 좌변 백 돌은 확실한 근거를 마련했다. 좌변이 약해지면서 상변 흑마저 뒷맛이 나빠졌다. 반상의 모든 두터움이 백에게 넘어온 것. 흑 ○로 젖혀 잇지 말고 ‘가’로 달렸다면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을 것이다.

백 64의 행마가 멋지다. 65와 66의 곳을 동시에 노린다. 그래도 흑 65는 빼앗길 수 없다. 이곳을 놓치면 중앙이 온통 백 천지가 된다.

대신 백 66이 놓이자 예상대로 상변 흑 돌이 졸지에 곤마가 돼버렸다. 당연한 보강처럼 보이는 흑 67도 실수. 흑 ○로 젖혀 이은 효과는 참고도처럼 패를 낼 수 있다는 것. 이어 팻감으로 흑 5를 둬 상변을 수습했어야 했다. 뒷날 참고도와 똑같이 패가 났는데 이 패를 흑이 이겨 우상 백을 잡았다. 이 점을 고려하면 흑 67은 불필요한 보강이었다.

흑이 계속 발을 헛디디면서 형세는 급격히 백에게 기울기 시작했다. 홍기표 4단은 우세를 확보하자 수가 더 잘 보이는 듯하다. 백 68, 70도 그럴싸한 행마. 상변에 놓인 흑 한 점이 점점 외로워지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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