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왕궁리 유적서 백제궁성 곡선수로 나왔다

  • 동아일보

폭 80~140cm, 길이 228m

전북 익산시 왕궁리 궁성 유적 발굴 현장. 선으로 표시한 부분이 수로다. 사진 제공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전북 익산시 왕궁리 궁성 유적 발굴 현장. 선으로 표시한 부분이 수로다. 사진 제공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전북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의 백제시대 궁성 유적에서 대규모의 정원 수로(水路)가 나왔다.

왕궁리 유적을 발굴 중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최근 이곳의 북쪽 구릉지대에서 백제 궁성 내부의 정원과 수로, 보도시설 등을 찾아냈다”고 29일 밝혔다. 수로는 구불구불한 곡선 형태로 모두 두 줄기가 확인됐다. 수로 중간에선 물을 저장해두고 수량을 조절하기 위한 사각형의 집수(集水)시설도 발견됐다. 수로의 폭은 80∼140cm, 바닥은 U자형. 현재까지 확인된 길이는 228m다.

부여문화재연구소의 김낙중 학예연구관은 “고대 중국이나 일본의 정원은 물론이고 신라 포석정에서처럼 구불구불한 물길은 많이 확인된 바 있지만 이렇게 구릉 전체를 이용한 대규모의 수로가 발견된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이 수로가 발견된 구릉지역을 궁성 내부 안쪽에 조성했던 정원, 즉 후원(後苑)으로 보고 있다. 이 수로는 정원에 물을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정원을 잘 꾸미기 위한 조경 공간으로 활용했을 것으로 연구소는 추정했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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