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조각 개척자 故 권진규, 日서 대대적 재조명 작업

  • 입력 2009년 9월 3일 02시 56분


권진규의 미공개작 ‘여인 입상’. 1950년대 초 무사시노미술대 졸업작품으로 제작한 석고상이다. 사진 제공 권진규기념사업회
권진규의 미공개작 ‘여인 입상’. 1950년대 초 무사시노미술대 졸업작품으로 제작한 석고상이다. 사진 제공 권진규기념사업회
‘끝모를 예술세계’ 열도가 빠져들다

“일본 미술의 명문 무사시노(武藏野)미술대의 80년 역사를 빛낸 대표작가.”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일본 국립미술관의 새로운 도전.”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한국 근대 조각의 틀을 마련한 얼굴 조각가 권진규(1922∼1973·사진). 최근 그의 미공개작 10여 점이 발굴되는 등 권진규의 미술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려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 일본, 권진규에 놀라다

2006년 일본 무사시노미술대는 개교 80주년(2009년)을 앞두고 졸업생 가운데 최고 작가를 선정하기 위해 공모를 실시했다. 조각과는 권진규를 추천했다. 그는 무사시노미술대 전신인 무사시노미술학교의 조각과 1953년 졸업생. 심사 결과, 권진규가 ‘졸업생 가운데 예술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가’로 선정됐다. 대학 측은 권진규전을 개교 80주년 기념 대표 전시로 결정했다.

권진규를 추천한 조각과의 구로가와 히로다케(黑川弘毅) 교수는 권진규의 작품을 조사하며 감동에 빠졌다. 그는 “권진규는 일상에 대한 탐구와 리얼리즘 정신을 바탕으로 고고한 정신세계를 추구한 조각가였다”며 “그러나 일본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유감”이라고 밝혔다. 2007년부터 무사시노미술대의 구로가와, 박형국 교수, 도쿄국립근대미술관 마쓰모토 도오루(松本透) 기획과장, 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 김용철 연구원, 권진규기념사업회 김은화 큐레이터. 국립현대미술관 류지연 학예연구원 등 한국과 일본의 전문가 10여 명이 양국을 오가며 권진규의 지인 150여 명을 만나는 등 일생과 작품, 관련 자료를 추적했다.

개교 80돌 日 무사시노미술대 ‘가장 성공한 동문 예술가’ 뽑아
최근 발굴 드로잉 등 미공개작 29점 포함 내달 日 이어 한국서도 대규모 전작전

○ 미공개작 발굴과 권진규의 재발견

이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조각 14점과 드로잉 등 미공개작 29점을 발굴한 것이다. 졸업 작품이었던 ‘여인 입상’(1950년대 초)을 비롯해 ‘춘엽니’(1967년), ‘지원의 얼굴’(1967년) 등이 대표적이다. 등신대의 ‘여인 입상’은 권진규의 친구인 서양화가 센나 히데오(仙名秀雄)의 아틀리에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찾아냈다. 류지연 연구원은 “미공개작의 경우 초기작이 대부분인 데다 작품 상태가 좋아 권진규 조각의 원형을 탐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일 양국에서의 전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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