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8월의 크리스마스 트리…‘8월의 크리스마스’전

  • 입력 2009년 8월 21일 02시 58분


‘산타클로스 이즈 커밍 투 타운∼’

한여름에 듣는 크리스마스캐럴이 조금 낯설면서도 신선하다. 노래 외에도 일반적인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니라 LED 조명을 활용한 색다른 트리를 볼 수 있는 곳, 이곳은 놀이동산이 아니라 서울의 한 갤러리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8월의 크리스마스’전.

1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파스텔톤으로 직접 염색한 한지를 붙인 네모난 LED 패널을 트리 모양으로 쌓아놓은 전가영 씨의 설치작품이 반겨준다. 선물박스를 차곡차곡 쌓은 듯 보는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트리다. 그 옆에 아이스크림 콘을 두 개 붙인 듯한 독특한 트리가 놓여있다. 35개의 둥근 아크릴 판을 층층이 쌓고 각각의 판을 수천 개의 레고 인형과 꽃 모양 조명으로 장식한 윤정원 씨의 작품이다. 바비인형으로 만든 설치작품과 거대한 아크릴 슬리퍼가 어우러진 공간은 어른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배관파이프와 LED조명을 결합한 이장섭 씨의 트리는 2층에서 볼 수 있다. 작품 앞에 3개의 밸브가 놓여있는데 관람객이 직접 밸브를 조정하면서 빛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재미를 안겨준다.

철제 프레임에 1000여 개의 빈 유리컵을 설치한 최수환 씨의 글라스 트리도 탄성을 자아낸다. 컵 뒷면에 조명을 설치해 캐럴 선율에 맞춰 불이 켜졌다 꺼지는 신기한 트리다. 3m 높이의 원뿔형 트리에 하트 모양의 조명을 설치한 정국택, 영화필름을 조각조각 이어붙여 LED패널을 완성한 김범수, 버려진 장난감 미니자동차를 소재로 샹들리에와 조명을 제작한 필승 씨의 작품에서도 유쾌한 상상력이 빛난다.

전시의 맥락에 어울리지 않는 해외작가의 작품들이 뜬금없어 보이긴 하지만, 톡톡 튀는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8월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데 한몫을 한다. 3000∼5000원. 02-720-1020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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