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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5월 2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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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의 포르토프랭스는 미국 뉴욕에서 비행기로 세 시간이 걸리는 도시다. 이 도시의 한 골목에서는 대낮에도 ‘더부살이’ 아이들을 사고파는 인신매매가 이뤄진다. “사람 하나 구하세요?”라는 질문에 원하는 조건을 말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팔린 아이들은 누군가의 집에서 제대로 먹지도, 교육을 받지도 못한 채 채찍을 맞으며 일을 한다.
국제노동기구가 2005년 발표한 보고서는 아시아에만 1000만 명의 강제 노역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100만 명의 죽음은 통계”라는 스탈린의 말처럼 이들의 고통스러운 삶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뉴스위크’ 등에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5년여 동안 12개 국가를 방문하며 직접 만난 ‘현대판 노예’들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노예란 강요나 사기를 통해, 생존 이상의 보수를 전혀 받지 않고, 강제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중고차 한 대와 맞바꿔지는 루마니아 여자부터 50달러에 팔리는 아이티의 소녀 등 ‘21세기 노예’의 사례를 담았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