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기록된 역사는 어디까지 사실인가

  • 입력 2009년 3월 21일 02시 58분


◇감언이설/리얼 지음·박명애 옮김/619쪽·1만5000원·문학과지성사

낭만적 혁명가이자 지식인인 꺼런은 일본군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항일 영웅이다. 하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아 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시가 발표되면서 꺼런이 죽은 것이 아니라 따황산에 은거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소설은 국민당의 심부름꾼인 의사, 노동 개조대에 수감된 수감자, 공산당 장군 출신의 법학자 세 사람의 시각에서 꺼런의 행적을 추적해간다. 하지만 이들의 진술은 각자의 입장과 맞물리며 상반되게 나오며 그의 행적에 대한 평가와 감상도 제각각이다.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진실인지 불분명한 상태로 세 인물의 진술이 이어지는 동안 소설은 꺼런의 마지막 운명을 향해 치달아 간다. 혼재된 기억, 기록된 역사의 허구성을 폭로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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