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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3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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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살짝 관심을 갖는 여인이 있는데, 바로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인 카를라 브루니(41)입니다. 그는 모델 출신답게 빼어난 패션 감각을 선보이고, 오페라 작곡가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의 피를 이어 받아 꾸준히 음반을 내는 작곡가 겸 가수이기도 합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뜨거운 애정 관계를 과시하며 최근 국정 간섭 논란도 빚고 있기는 합니다만 그를 향한 세간의 관심은 식을 줄 모릅니다. 프랑스 잡지들이 워낙 그를 자주 다루다보니 ‘프랑스에 타블로이드 시대가 열렸다’는 얘기까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브루니는 좀 특별합니다.
첫째, 21세기 새로운 ‘퍼스트레이디 상’을 창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심한 듯 머리를 늘어뜨린 ‘프렌치 스타일’과는 정반대로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철저하게 계산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듯합니다. 나오미 캠벨과 함께 슈퍼모델 1세대를 이끌었던 그는 예전에 입던 섹시한 옷은 내던졌지요. 그 대신 얌전한 플랫슈즈와 점잖은 토트백으로 ‘뉴 퍼스트레이디 룩’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는 미국 패션지 ‘베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작곡가로서 ‘나는 일부다처제가 좋다’고 말할 때는 기사화돼도 문제가 없었죠. 하지만 대통령 부인이 된 지금 ‘나는 코카콜라 라이트가 좋다’고 말하면 큰 파장을 불러올 겁니다. 그래서 모든 세세한 것에 주의를 기울이죠.”
둘째, 남자를 내조(內助)하면서도 자신의 세계를 버리지 않는 당당함입니다. 요즘 영국, 독일, 프랑스의 토크쇼에 그가 나와 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띕니다. 최근에는 자신의 앨범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에 ‘당신은 나의 것’이란 영어 노래도 넣었죠. 자국(自國) 언어 사랑이 각별한 프랑스에서….
‘나일강의 피라미드를 볼 때나, 열대 해변의 해돋이를 볼 때에도 그냥 기억해줘요. 당신은 나의 것이라는 걸.’-‘당신은 나의 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