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거리… 예술마을… 고궁에서… 가을 길목, 책 향기에 젖어…

《책이 이색공간과 만났다.

홍익대 앞 클럽, 야외에 설치된 정육면체 큐브, 고궁의 한적한 숲까지 다양한 공간에서 책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축제가 이번 주부터 내달 초까지 이어진다.

제4회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과 올해로 2회를 맞은 헤이리 판 페스티벌은 각각 서울 홍익대 인근과 경기 파주시 헤이리 마을에서 개막 준비에 한창이다.

다음 달 10일부터는 서울 경희궁 일대에서 2008 서울 북 페스티벌이 처음 개최된다.

공간의 특성을 한껏 살린 다채로운 책 축제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 홍익대 앞-헤이리-경희궁서 ‘3색 북페스티벌’

○ 클럽 라이브카페에서 책에 취하다

클럽 공연 문화의 메카인 홍익대 일대가 이 기간만큼은 책으로 뒤덮인다. ‘책, 연애를 걸다’라는 주제로 26∼28일 펼쳐지는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은 4년 만에 연간 30만 명이 다녀가는 문화행사로 성장했다. 참여 출판사 역시 50개 미만에서 74개로 늘었다.

홍익대 문화를 기반으로 한 축제답게 인근 클럽, 라이브카페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김정연 와우 북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다문화 공간인 홍익대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연애 디자인 영화 등 특정 주제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을 배려해 관련 저자를 많이 섭외했다”고 말했다.

톡톡 튀는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26일 클럽 ‘오백’에서는 ‘연애잔혹사’의 저자 고윤희 씨가 ‘야(夜)한 밤에의 초대’를 주제로 독자들을 만나 연애에 관한 고민을 나눈다. 21세기형 연애 섹스 결혼의 자화상 등에 대해 묻고 답하는 이 행사는 ‘19세 미만 관람불가’로 진행될 예정이다.

28일 카페 ‘가루쿠(GARUKU)’에서 열리는 ‘스무 살 사랑파티’에서는 ‘당신의 스무 살을 사랑하라’의 저자 김현진 작가 등의 주선으로 남녀 독자 10명(5쌍)의 단체 미팅이 열린다. 미팅에 나온 독자들이 책을 읽은 느낌과 생각을 나눈 후 커플로 맺어지는 방식이다.

또 이날 야외중앙무대에서는 ‘아내가 결혼했다’의 저자 박현욱 작가와 이를 영화화해 다음 달 개봉을 앞둔 정윤수 감독과의 만남, 27일 상상마당에서 영화감독 류승완 씨와의 대화 등이 준비됐다. 축제 기간에는 출판사의 도서 할인 판매가 홍익대 주차장 거리에서 계속된다. 02-323-0244

○ 여유로운 교외 나들이, 고궁 산책도…

문화예술 마을인 파주시 헤이리에서는 갈대광장 주변 갤러리들 사이에 설치된 6m³ 크기의 야외 가건물(큐브) 안에서 책을 즐길 수 있다. 지난해 행사가 주로 갤러리 내부에서 열리고 미술계에 치우쳤다면 올해로 2회를 맞는 헤이리 판 페스티벌은 야외행사 위주로 문학을 포함한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졌다.

미술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큐브 중 ‘헌책방’에서 책과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한유주 최하연 씨 등이 참여하는 텍스트실험 문학동인 ‘루’가 운영하는 이곳에선 오규원 시인 산문집 초판, 김수영 시인이 번역한 영시집 초판 등 희귀 절판본들을 판매할 예정이다. 031-948-9831

서울 도심 속 고궁에서 책 읽는 여유를 즐길 수도 있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2008 서울 북페스티벌은 서울시와 대한출판문화협회 주최로 다음 달 10∼12일 경희궁 홍화문, 숭정전 일대에서 열린다. ‘책이 있는 숲’을 주제로 도서 전시회, 책 읽어주는 시장, 책 만들기 체험, 저자와의 대화, 책 나눔의 장 등이 펼쳐진다. 02-733-8402

△찾아가는 길 안내: 와우 북 페스티벌 개최 장소는 지도 참조. 헤이리 판 페스티벌에 참가할 때는 서울 지하철 합정역 2번 출구에서 2200번을 타면 직통으로 헤이리 마을에 도착한다. 소요시간 40분.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