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사진만 15년 찍은 내공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크메르의 미소’라 불리는 앙코르 유적지의 사면상. 사진작가 바쿠 사이토 씨는 얼굴 크기만 3∼6m에 이르는 사면상의 미소를 세밀하게 잡아냈다. 사진 제공 ‘앙코르 천 년의 얼굴’ 실행위원회
‘크메르의 미소’라 불리는 앙코르 유적지의 사면상. 사진작가 바쿠 사이토 씨는 얼굴 크기만 3∼6m에 이르는 사면상의 미소를 세밀하게 잡아냈다. 사진 제공 ‘앙코르 천 년의 얼굴’ 실행위원회
日사진작가 사이토 씨 포스코미술관서 전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의 신비로운 광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사진전 ‘앙코르 천년의 얼굴’이 4월 10∼24일 서울 강남구 대치4동 포스코센터 내 포스코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작은 앙코르 유적을 15년 동안 찍어온 일본 사진작가 바쿠 사이토(BAKU 齊藤·60) 씨의 사진. 이들 작품은 특히 앙코르의 미소, 크메르의 미소라 불리는 12세기 사면상(四面像)을 비롯해 앙코르 전경 사진 등 45점을 선보인다.

40m 높이의 석조물 위에 4개의 얼굴을 조각한 사면상은 얼굴 높이만 3∼6m에 달하는 앙코르 유적지의 대표적 석상으로 그윽한 미소가 유명하다. 보살의 얼굴인지, 당시 지배자의 얼굴인지 베일에 가려 있어 ‘수수께끼의 얼굴’로 불리기도 한다. 전시작들은 작가가 40m 높이의 나무 비계를 세워 촬영대를 만들고 그 위에 올라 사면상을 촬영한 것이다. 따라서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본 각도로 찍은 기존의 사진에서 느낄 수 없는 섬세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작가는 1994년 이후 내전으로 앙코르 유적이 파괴되는 것이 안타까워 이 유적지의 사면상을 집중적으로 촬영해 왔다. 10여 년 동안 앙코르 유적 사면탑 259개를 모두 촬영했다.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일이다. 작가의 작품은 2006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및 유네스코 창설 60주년, 캄보디아의 유엔 회원국 가입 51주년을 기념해 전시됐으며 이번 전시작들도 그때 소개됐던 작품. 전시는 사면상을 찍은 작품뿐 아니라 앙코르 유적지에서 사면상을 촬영하는 현장을 담은 사진도 함께 선보여 생생함을 더한다.

11일 오후 1시 반에는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제2강의실에서 작가와 이마가와 유키오(今川幸雄) 전 주캄보디아 일본대사의 강연 ‘캄보디아의 문화를 찾아서’도 열린다. 토 일요일 휴관. 02-3457-0793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