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으로 푸는 여성 건강]견비통, 뜨거운 수건으로 찜질을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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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수저도 못 들겠더라고요.”

한 20대 후반 여성이 심각한 얼굴로 상담하러 왔다. 얼마 전부터 어깨가 뻐근하고 아프면서 팔을 움직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 그는 “팔을 올리거나 돌리는 것이 힘들다 보니 옷을 입고 벗는 것도 힘들고 머리 빗는 일까지 노동이 됐다”고 호소했다.

그의 직업은 전산 프로그래머.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그는 머리는 쑥 빼고 어깨는 올라오는 전형적인 ‘거북 목’ 체형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는 어깨가 결리거나 아프면 ‘오십견’이라고 해서 중년기나 갱년기 이후에 나타나는 노화현상으로 여겼지만 요즘은 20, 30대 직장인과 주부 중에서도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같은 자세로 일하는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고생하는 질환 중 하나가 바로 견비통(肩臂痛)이다. 척추와 어깨뼈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가 딱딱해지면서 목에서 어깨, 어깨에서 팔, 심지어 등 부위까지 아픈 증상이다. 야간에 통증이 심하며 아픈 쪽으로 누워 잠을 자기도 힘들다.

한방에서 견비통은 간신부족(肝腎不足), 즉 간장과 신장의 기운이 부족해서 근육과 골격에 영양을 공급하기 어려울 때, 기와 혈의 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때 나쁜 피와 담(痰)이 어깨 팔 등에 몰리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본다.

한방에서는 간장과 신장을 보강하고 기혈순환을 돕는 한약, 침, 뜸으로 견비통을 치료한다. 1주일에서 1개월 정도 치료가 필요하며 증세가 심하면 3개월 이상 걸린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치료법은 핫팩이나 뜨거운 수건으로 아픈 부위에 매일 1시간씩 찜질을 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높은 베개는 견비통을 불러올 수 있다. 사람의 목뼈는 ‘C자형’으로 휘어 있는 것이 정상인데 높은 베개를 베면 척추가 ‘일(一)자형’이 되면서 그 충격으로 인해 어깨가 결리게 된다. 낮은 베개나 C자형 커브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경추(목뼈)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견비통에는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령이나 다리미도 훌륭한 운동기구가 될 수 있다. 팔을 늘어뜨린 채 다리미를 쥐고 다리미의 무게를 이용해 앞뒤와 양옆으로 30회 정도씩 흔들어 준다.

시계추 동작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우선 책상에 허리를 똑바로 하고 기댄다. 운동하고자 하는 팔의 힘을 빼고 아래로 늘어뜨린다. 1회에 100까지 세면서 어깨를 돌려 원을 그린다. 단계적으로 원의 크기를 늘린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팔을 옆으로 올린 상태에서 반복한다.

이은미·대한한방피부미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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