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의 좌절이 좋은 약 됐어요”

  • 입력 2007년 10월 2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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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음악콩쿠르 4번 도전 끝에 우승 나채원씨

“비록 8년이 걸리긴 했지만…, 연주자로서 꼭 통과해야 할 동아음악콩쿠르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에 무척 기쁩니다.”

최근 폐막한 제47회 동아음악콩쿠르의 수상자 중 4차례 도전한 끝에 1위를 차지한 플루티스트 나채원(26·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사진) 씨가 주목을 받았다. 동아음악콩쿠르의 각 부문은 2년에 한 번씩 번갈아 열리기 때문에 나 씨는 첫 도전 이래 8년 만에 뜻을 이뤘다.

그는 연세대 음대 1학년이었던 2001년 가을에 처음 도전했으나 예선 탈락했다. 2년 뒤에는 플루트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때 군대에 가려고 했는데, 최종심에서 1등과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보고 더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2005년 봄 대학을 졸업한 뒤 가을까지 동아음악콩쿠르를 준비했다. 그러나 결과는 1위 없는 2위.

“세 번째 도전에서 또 2등을 하니까 ‘아, 정말 부족하구나, 더 해야겠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어요. 오히려 마음이 겸손해지더군요. 그래서 독일로 유학을 떠났죠.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그는 이번 대회에서 2위와 총점 10점 차로 우승했다. 심사위원들은 나 씨의 연주에 대해 “톤과 연주기법, 호흡이 훌륭했다” “좋은 소리로 흠잡을 데 없는 안정적인 연주였다”고 평했다.

그는 “콩쿠르를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많은 곡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연습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솔로와 오케스트라 연주를 병행하는 에마뉘엘 파후드(베를린필하모닉 플루트 수석) 같은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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