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현 의장 “한국, 철학올림픽 통해 새 문명 선두로”

  • 입력 2007년 7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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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게 유럽문화권에서만 열리던 세계철학대회를 비(非)유럽문화권 최초로 한국에서 열게 된 문명사적 의미를 놓쳐선 안 됩니다. 동양에서 먼저 서구문명을 수용한 일본이 산업화시대를 선도했다면, 이번 대회를 통해 동서 철학의 교차점으로 떠오른 한국이 새 문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내년 7월 30일∼8월 5일 서울에서 열릴 제22차 세계철학대회 한국조직위원회 의장을 맡은 이명현(전 교육부 장관·사진) 서울대 교수가 2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대회는 1900년부터 5년에 한 번 열리는 ‘철학 올림픽’으로, 내년에는 150개국 3000여 명의 학자가 참여한다. 이 교수는 “한국의 문화적 격조를 급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라며 “이를 통해 정치적 이미지와 경제 브랜드의 도약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철학계는 최근 20년 안팎에 푸코, 들뢰즈, 콰인, 리쾨르, 데리다, 보드리야르, 로티 등 거장들이 세상을 떠났으나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에 오는 학자 중 거장급은 프랑스의 알랭 바디우 정도다. 독일의 페터 슬로터다이크, 영국의 티머시 윌리엄슨 등은 차세대 주자로 손꼽히나 확고부동한 명성을 얻은 인물은 아니다.

“사상은 시대의 아들입니다. 세상을 뜬 거장들은 지난 시대의 아들일 뿐입니다. 이번 대회가 문명사적 전환을 이끌 새로운 사상이 나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대회는 ‘오늘의 철학을 다시 생각한다’는 주제로 진행되며 유불선 등 동양철학 분과가 보강되고 처음으로 ‘한국의 철학’이란 제하의 심포지엄도 열린다.

이 교수는 “8월 방북하는 이삼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장을 통해 초청장을 전달해 광복 이후 한반도에서 처음으로 남북 철학자의 만남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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