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지 정동극장장 딸 최리나씨 러시아 에이프만 발레단서 데뷔

  • 입력 2007년 4월 17일 03시 00분


최태지 정동극장장(왼쪽)과 딸 최리나 씨. 사진 제공 최태지 씨
최태지 정동극장장(왼쪽)과 딸 최리나 씨. 사진 제공 최태지 씨
톱 발레리나 출신인 최태지 정동극장장의 딸 최리나(21) 씨가 어머니의 뒤를 이어 세계적 무용단인 러시아의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에서 무용수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리나 씨는 한국인 발레리나로는 처음으로 에이프만 발레단에 입단해 2월 14일 ‘빨간 지젤’로 첫 공연을 하며 정식 입단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한국인 무용수가 에이프만 발레단에서 활동하는 것은 백영태 강원대 교수 이후 두 번째다.

최 극장장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딸의 데뷔 무대를 보고 왔는데 에이프만이 ‘딸의 실력이 무척 좋다’고 칭찬해 대견했다”며 “딸의 키가 178cm여서 클래식 발레단에서 활동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대 무용으로 명성이 높은 안무가 에이프만과 활동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국내 발레 대중화를 이끌었던 최 극장장은 국립발레단장 시절 김주원, 김지영 등 숱한 발레 스타를 키워 냈는데도 정작 발레를 전공하는 큰딸은 챙겨 주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최태지의 딸’이라는 말을 듣는 걸 부담스러워하던 딸은 고등학교 때 울면서 ‘엄마가 국립발레단장을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말한 게 늘 가슴에 사무쳤었나 봐요. 그러던 딸이 데뷔 공연 후 ‘엄마, 이젠 내가 열심히 해서 이름을 날릴래’라고 웃으며 농담도 하던데요.”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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