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씨 13일부터 전국순회

  • 입력 2007년 4월 1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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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에게는 뉴욕에 살건, 서울에 살건 중요하지 않아요. 어차피 비행기 타고 세계를 떠돌며 연주를 해야 하는 숙명이니까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52·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씨. 그가 줄리아드음악원 3학년 시절 미국 뉴욕 코프먼홀에서 공식무대로 데뷔한 지 30주년을 맞았다. 뉴욕에서 전문 연주자로 세계를 돌며 활동하던 시기나 1994년 귀국해서나 1년에 30∼50회씩 무대에 서기는 마찬가지다.

“줄리아드에서도 무대 연주자들이 교수를 합니다. 교수든, 연주자든 항상 긴장을 늦춰선 안 돼요. 학생들 앞에서 가르칠 때 무대 경험은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그는 13일부터 데뷔 30주년 기념 순회공연을 한다. 30년 전 ‘영 아티스트 콘서트’ 데뷔 무대에서 연주한 헨델, 이자이,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

올해로 46년째를 맞이한 ‘영 아티스트 콘서트’는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 피아니스트 리처드 구드 등을 발굴해 낸 재단. 오디션을 통해 젊은 음악가들에게 데뷔 무대를 마련해 주고 3년간 매니지먼트를 해 주며 국제무대에서 연주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

“국내 연주자들은 콩쿠르 경쟁에 너무 몰리고 있어요. 1위를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제무대에 많이 설 수 있는 매니지먼트를 제공해 주는 게 필요해요. 국내에도 이런 재단이 하루바삐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이 씨는 1997년 자신의 영어 이름 ‘조이’에서 따온 현악 앙상블 ‘조이 오브 스트링스’를 창단했다. 솔리스트이면서도 앙상블을 즐기는 그는 8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함께 실내악 연주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뉴욕 유학 시절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아는 친구를 통해 카네기홀 뒷문으로 슬쩍 들어가곤 했던 추억을 들려주었다. “우리 학생들의 테크닉은 이제 세계적인 수준인데 너무 빨리 뜨려고 하는 조급함이 안타깝다. 고생과 피땀의 의미를 느끼며 성장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13일 오후 7시 반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 19일 오후 8시 서울 LG아트센터, 28일 오후 7시 반 경남 김해문화의전당 누리홀, 5월 25일 오후 7시 반 대구문화예술회관. 2만∼5만 원. 02-780-5054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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