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신춘문예]문학평론 당선작 ‘비로소 내가…’ 당선소감

  • 입력 2007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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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녁형 인간이다. 늦은 밤 읽는 책과 새벽에 꾸는 꿈 때문이다. 꿈을 글로 쓰고 싶지만, 꿈의 문법은 매번 글의 운명 아래로 미끄러진다. 배수아의 주인공은 외국어로 언어의 틈새를 목도했다는데, 나는 모국어로 그 운명적인 틈새에 빠져 버렸다.

처음 외방에서 과제보고서와 논문을 쓸 때 우리말로 먼저 생각하고 외국말로 번역했다. 그러면서 우리말 식의 생각을 외국말로 써 내는 일이 불가능한 것임을 깨달았다(이럴 때 나는 모국어에도 외국어에도 이방인이다).

우리말의 표현력은 완벽할 정도로 명징하고 세목 또한 한없이 풍요로워서, 배우고 익히는 데 끝이 없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소박한 꿈을 다 담아 내고 싶은 욕심은 버릴 수 없다. 언젠가는 글이 내 꿈을 용납해 주리라 믿는다.

사랑하는 이주호 윤미선 님, 이은정 이애리 이광용, 조카들, 어여쁜 벗들(하나라도 빠뜨릴까 소중한 이름들을 쓰지 못한다), 모교의 박영근 김순경 장근상 윤우열 서명수 이산호 김예숙 선생님, 파리의 피에르 바야드 선생님, 그리고 미진한 글을 뽑아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린다.

이광진

△1976년 서울 출생 △중앙대 불문과 및 동대학원 졸업 △파리8대학 불문과 DEA 학위 및 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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