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한 방울… 열정 두 방울… 보석이 되다

  • 입력 2006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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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옥기자
김미옥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가.

샤넬, 루이비통, 불가리, 까르띠에, 베라왕 등 세계 최고급 브랜드 상점들이 모여 있는 명품(名品) 거리다.

내년 봄 이곳에 또 하나의 명품 보석 브랜드인 ‘에조끄(e´joque)’가 문을 연다.

2004년 뉴욕 보석박람회에 참가한 2000여 개 브랜드 가운데 최고 3개 브랜드에만 주는 ‘골든 애플 어워드’를 받은 뒤 뉴요커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이곳에 들어서게 됐다.

매장은 한창 공사 중이지만 벌써부터 뉴욕 부자들의 주문이 들어올 정도. 동양적인 미가 가미된 에조끄의 보석이 새로운 디자인을 찾는 뉴요커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에조끄는 바로 한국 보석 브랜드 ‘쥬얼버튼’의 보석 디자이너이자 공동 대표이사인 홍성민(38), 장현숙(39) 부부가 세계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브랜드다.

○ 단돈 500만 원으로 200억 원 가치를 만들다

이들 부부가 쥬얼버튼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보석디자인에 나선 것은 1996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7평짜리 전셋집에서 단돈 500만 원으로 시작했다.

올해 쥬얼버튼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산업디자인 벤처기업’으로 뽑혔다. 디자인 기술력과 사업성을 갖춘 기업으로 인정받으면서 7억 원을 지원받았다.

벤처캐피털 회사인 KTB네트워크는 쥬얼버튼의 브랜드 가치를 200억 원으로 매기기도 했다.

장 씨는 “10년 전 500만 원으로 시작한 일이 이제는 국내에서는 신기술 산업으로, 해외에서는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 전세계 50명뿐 ‘인터내셔널 주얼리디자이너 길드’ 선정

이들이 최고의 보석 디자이너로 인정받는 이유는 ‘디자인 기술력’ 때문이다.

이들 부부는 연이어 한국인 최초로 다이아몬드투데이, 국제진주디자인콘테스트, 다이아몬드국제대상 등 국제 보석대회 ‘그랜드 슬램’을 이뤄냈다.

또 2004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극소수의 보석 디자이너 50여 명으로 이뤄진 ‘인터내셔널 주얼리디자이너길드’의 정회원으로 선정됐다.

홍 씨는 국내 보석디자이너 가운데 유일하게 원석(原石)을 가공할 줄 아는 사람. 최고의 원석을 찾기 위해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는 “까르띠에, 티파니 등 명품 브랜드들이 보석상에게 원석을 사는 것과 달리 나는 직접 원석을 구한다”며 “우수한 원료가 좋은 제품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 매년 서너 차례 대형 전시회 열어 400개 작품 선보여

이들 부부는 1년에 3, 4번씩 대형 전시회를 열고 매년 400여 개의 작품을 쏟아낼 정도로 작업 활동이 왕성하다.

이들이 만드는 보석은 똑같은 제품이 없다. 원석의 모양을 그대로 살리고, 보석을 주문하는 고객의 취향과 분위기에 따라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낸다.

10년 전 커플반지라는 것을 처음 만들어낸 것도 바로 이들 부부다.

홍 씨는 요즘 금융연수원, 농협 등에서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가 되면 보석이 증여, 보험의 수단으로 쓰이면서 보석 산업이 금융 산업으로 된다는 게 그의 말이다.

부부는 “한국적인 이미지를 넘어 인간적인 미를 담은 보석을 만들어 ‘에조끄’라는 한국 브랜드를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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