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이지현 납치 후 두시간만에 탈출

  • 입력 2006년 9월 14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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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인', SBS 드라마 `순자' 등에 출연한 영화배우 겸 탤런트 이지현(28)씨가 괴한들에 의해 자신의 승용차로 납치됐다 두 시간 만에 가까스로 탈출했다.

14일 경기도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11일 오후 10시15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적한 뒷길에 주차된 자신의 외제 승용차에 타려던 순간 20대로 보이는 남자 2명에게 납치됐다.

이들은 이 씨를 흉기로 위협해 차 뒷자리에 태운 뒤 손목과 발목에 각각 수갑을 채웠고, 신용카드 1장과 현금 10여만 원을 빼았았다.

2시간 동안 끌려 다니던 이씨는 12일 0시25분께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복포리의 한 주유소에서 납치범들이 주유하는 틈을 타 뒷문을 열고 탈출해 주유소 종업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납치범들은 주유구도 닫지 못한 채 달아났다.

도난당한 이씨 차는 5시간 후인 12일 오전 5시께 주유소에서 8㎞가량 떨어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북한강변 폐식당 주차장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 차량이 불탄 곳에서 500여m 떨어진 한 은행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화면에서 차종을 알 수 없는 승용차가 이씨 차 뒤를 2~3분 차이로 뒤따른 점으로 미뤄 납치범 2명 말고도 공범이 더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인들이 증거를 없애려고 이씨 차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 주유소 CCTV 영상에 찍힌 납치차량 운전자 얼굴모습을 단서로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강남 부유층 여성을 대상으로 금품을 빼앗으려 한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유명 배우인 이씨를 노린 범행일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현 "범인들이 땅에 파묻겠다고 했다"

강도에게 납치됐다 두 시간 만에 탈출한 영화배우 이지현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위기를 모면한 심경을 밝혔다.

이지현은 14일 언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주유소에서 차 문을 열고 탈출하지 못했으면 정말 위험했겠다 싶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처음에는 오히려 차분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 돌아온 것이 실감이 나 무섭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미술학원에 다녀오는 길이었던 이지현은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었고 자주 주차하는 곳이라 사건이 일어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면서 "차에 타 시동을 걸었는데 20대 초반과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두 명이 차에 타더니 손ㆍ발목에 수갑을 채우고 뒷좌석에 앉혔다"고 사건 발생 당시를 설명했다.

이어 "차에 올라타기 전에 범인 중 한 명을 봤는데 운동 나온 사람일 것이라 생각했다"며 "모자를 쓰고 있어서 얼굴을 잘 보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차에 갇혀 있던 상황에 대해서는 "처음엔 '차를 리스한 것이다. 직장을 그만둔 백수라 돈이 없다'고 말하면서 회유하려고 했는데 범인들이 땅에 파묻겠다고 협박해 심한 공포를 느꼈다"며 "그 이후로는 어떻게 하면 도망칠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지현은 "주유구를 여는 버튼이 차의 잠금장치를 푸는 버튼과 같은 버튼이라 주유할 때 손으로 차 문을 열고 탈출했고 주유소 직원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수갑 때문에 손목과 발목에 멍든 것 외에는 다친 곳은 없다"고 탈출 과정을 설명했다.

자작극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농담 삼아 초등학생만 인터넷에 댓글을 올린다고 하지 않느냐"며 "경찰 수사도 비밀로 하기로 했는데 기사가 나서 더 당황스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지현은 11일 오후 10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도로상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20대 남자 2명에게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로 납치됐다가 두 시간만에 풀려났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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