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세계무용축제와 서울세계무용축제 나란히 막올린다

  • 입력 2006년 9월 12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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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축제의 계절. 국내 최대의 공연 잔치인 '2006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서울세계무용축제'가 다음달 나란히 막을 올린다. 공연예술제는 9월 7~29일, 서울세계무용축제는 10~25일로 시기가 겹쳐 어떤 작품부터 봐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만하다.

15개국 26편의 작품이 초청된 올해 공연예술제는 '예술의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올해의 취지에 따라 좀 더 진지하고 묵직해졌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의 연극네트워크인 '제13회 베세토 연극제'도 올해는 예술제에 합류했다. 국내외 31개 무용단이 참가하는 세계무용축제는 예년보다 대중적인 작품이 늘었다.

국내 단체들도 참가하지만 대부분 초연작 대신 '검증'된 작품들. 관객의 관심은 아무래도 평소 국내에서 보기 힘든 해외 작품에 더 몰린다.

주목할 만한 해외공연 중에서 공연 마니아라면 놓치기 아까운 작품과 공연을 자주 접하지 않는 관객이 쉽게 다가갈 만한 대중적인 작품을 각각 소개한다. 작품 당 1~3회 공연.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 참조. 관람료는 1만5000~6만 원선. 서울국제공연예술제 02-3673-2561 www.spaf21.com 서울세계무용축제 02-3216-1185 www.sidance.org

●공연 마니아라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정화된 자들=개막작. 27세 때 자살로 생을 마감한 영국의 천재 작가 사라 케인의 작품을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폴란드 연출가 크쥐스토프 바를리코프스키가 연출을 맡아 무대에 올린다. 오빠를 잃은 고통 때문에 자신의 성을 바꿔 죽은 오빠가 되기로 결심한 어느 젊은 여자의 이야기. 성기절단, 고문 등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이 무대에 많이 등장한다. 19세 이상 관람가.

▽꼴렉시옹 빠띠큘리에=공연시간 45분으로 참가작 중 가장 공연 시간이 짧은 프랑스의 무용 공연이다. 여성 무용수 한명이 나체로 등장한 뒤 최소한의 면적인 투명 테이블 위에서 몸을 움직이며 전체와 부분간의 관계를 재구성한다. 19세 이상 관람가.

▽사중주=국내에서는 영화 '스캔들'의 원작으로 더 잘 알려진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슬로베니아 연출가 세바스티안 호벳이 2인극으로 만들었다. 두 남녀 배우가 각각 1인2역을 맡는다. 2명이 빚어내는 '사중주'. 12세 이상 관람가.

▽도화선=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중국의 곤극. 중국 유일의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무형문화재'인 곤극은 경극의 원류로 경극보다 음색이 덜 자극적이고 부드럽다. 60명의 배우와 연주단이 장중한 무대를 만든다. 명나라 말에서 청나라 초까지를 배경으로 선비와 지조 있는 기생의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작품.

:서울국제무용축제:

▽페트루슈카=핀란드 테로 사리넨 무용단이 개막작을 장식한다. 이 무용단은 러시아와 프랑스 클래식 발레와 일본의 부토, 그리고 현대무용을 융합하고, 뉴미디어와 시각 예술을 무대에 적극 소화한 세계적인 무용단이다. 대표작인 '미지로' '떨림' '페트루슈카'를 공연.

▽출구 없는 출구, 플리커=영국 컨템포러리 무용의 최첨단을 보여주는 쇼바나 제야싱 무용단 작품. 인도의 전통춤인 바라타나티얌과 현대무용을 접합시켰다.

▽봄의 제전=이사라엘 이마누엘 갓 무용단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관능적인 라틴 살사로 풀어냈다. 슈베르트 연가곡집 '겨울나그네' 중 3곡에 안무를 붙인 '겨울나그네'는 수도승 같은 복장을 한 두 남자 무용수가 관능적인 춤을 선보인다.

●공연을 자주 보지 않는 관객이라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떠들썩한 잔치=유랑 광대의 이야기를 통해 유목하는 현대인의 삶을 담은 흥겨운 스페인무용공연. 관객을 무대에 끌어올리는 등 7명의 무용수가 제목처럼 떠들썩한 무대로 꾸민다. 폐막작.

▽개와 늑대사이=러시아 포르말리니이 극단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서정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간다. 영상을 사용한 창의적 무대, 라이브 연주까지 해 내는 러시아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사이'에 놓인 모든 존재에 대한 이야기.

▽라이트=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벨기에 무용단 모수 봉테 컴퍼니의 55분간의 짧은 이미지극. 무용수가 혼자서 자신의 그림자와 함께 '2인무'를 추는 듯 다양한 몸놀림을 만들어낸다.

:서울국제무용축제:

▽버려진 땅=힙합이 서커스와 만나면? 바로 이 작품이 된다. 프랑스 무용단 케피그가 선보이는 새로운 형식의 현대 무용. 아크로바틱 등 서커스의 테크닉에 힙합, 모던댄스가 섞인 독특한 무대다. 무용수들의 열기와 에너지가 느껴지는 작품. 공연예술제와 세계무용축제를 통틀어 가장 대중적인 작품일 듯. 세계무용축제 폐막작.

▽포옹=헝가리의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의 소설 '열정'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 자신의 부인과 사랑에 빠진 친구를 41년 만에 만나 나누는 하룻밤의 '몸의 대화'가 내용의 전부. 우정, 애증, 분노 등의 감정들이 두 남자 무용수의 춤에 고스란히 실린다. 소설을 읽은 관객이라면 무용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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