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로 성숙한 우리는 신화!… 8집 ‘스테이트 오브…’ 발매

  • 입력 2006년 5월 20일 03시 01분


코멘트
사진 제공 굿 엔터테인먼트
사진 제공 굿 엔터테인먼트
1998년, 만 스무 살도 안 된 6명의 청소년들이 TV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 서서 “우리는 ‘신화’입니다”라고 팔을 쭉 내뻗으며 인사했다. 긴장한 그들은 카메라 앞에서 눈도 깜빡거리지 않고 마네킹처럼 얼어붙었다.

2006년 어느덧 20대 후반이 된 이들은 지난주 8번째 앨범 ‘스테이트 오브 디 아트’를 발표했다. 여전히 “우리는 신화입니다”라고 인사하지만 예전처럼 긴장하지 않고 이내 넉살을 부린다.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라는 타이틀이 이들을 웃게 만든다.

“두려운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예요. 1998년 데뷔 앨범이 주목받지 못했을 때는 ‘아, 이게 우리의 한계인가’라며 자책했죠. 지금은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어떻게 잘 유지할까가 걱정이에요.”(이민우)

“‘최장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팀워크’ 덕인 것 같아요. 멤버들 누구 하나 서로 헐뜯거나 질투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해 줬어요. 이제는 ‘신화’를 놓치기 싫어요. 아니 놓칠 수 없게 됐죠.”(에릭)

데뷔 초 ‘H.O.T.’ ‘S.E.S’ 등 같은 소속사 선배 그룹과는 달리 ‘2인자’여야 했던 이들. 어깨를 나란히 했던 ‘H.O.T.’ ‘젝스키스’ ‘god’ 등은 해체되거나 활동을 중단했지만 ‘신화’만큼은 여전히 막내 동생뻘인 ‘동방신기’와 한무대에 선다. 흥미로운 것은 갈수록 인기가 상승세를 보인다는 것. 7집 ‘브랜드 뉴’는 30만 장 이상이 팔렸고, 8집 ‘스테이트 오브 디 아트’는 11일 발표되자마자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나이 드는 걸 속일 순 없지만 앨범을 한 장씩 낼 때마다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아직도 강렬한 댄스 무대는 ‘신화’가 최고예요.”(김동완)

그러나 이들은 새 앨범에서 ‘주특기’ 대신 타이틀 곡 ‘원스 인 어 라이프 타임’이나 ‘약한 남자’ ‘유 아 마이 에브리싱’ 등 발라드 곡으로 조신한 면모를 보여 줬다. “‘신화’도 철들었나 보다”라고 하자 멤버들이 저마다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춤에 비해 노래 실력을 인정받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8집에서는 ‘신화’도 마냥 아이돌 스타,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노래 잘하고 대중적인 발라드도 잘 부를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어요. 제목도 그런 바람을 담아 지었죠.”(신혜성)

솔로 가수 신혜성과 M(이민우), 연기자 문정혁(에릭), 앤디, 김동완, 전진 등 2002년 이후부터 솔로 활동으로도 입지를 굳혀온 이들은 “‘신화’의 이름을 앞세워 솔로 활동을 하려 했다면 그룹은 이미 해체됐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이들의 말을 들으니 앞으로도 계속 “우리는 신화입니다”라는 인사를 들어야 할 것 같다.

“한 번도 1인자였던 적은 없지만 우리는 꾸준히 나아지고 있어요. 30대가 된다고 해도 불안하지 않은 건 지금껏 오랜 시간을 잘 견뎌 왔기 때문이죠. 그런 저희를 보고 있는 팬들과 함께 늙어 갈 생각을 하니 너무 즐거워요.”(이민우)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