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리뷰]공지영의 힘

  • 입력 2006년 4월 8일 0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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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공지영의 힘’이라 할 만하다.

150만 부가 팔려나간 ‘봉순이 언니’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작가의 신작 장편 2편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국소설, 그것도 왜색(倭色)이 완연했던 소설시장의 판도를 일시에 바꾸어 놓았다. 여기에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가 가세해 참으로 오랜만에 한국 문학의 붐을 지피고 있다.

공지영과 일본 작가 쓰지 히토나리의 공동 집필로 관심을 모았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출간 석 달 반 만에 판매 부수가 20만 부에 육박한다. 지난해 4월 나온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영화화를 계기로 탄력을 받으면서 올해에만 10만 부가 팔려 25만 부를 넘어섰다.

이들 두 작품은 올해 들어 각종 베스트셀러 집계 소설 부문에서 나란히 1, 2위를 석권하고 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첫사랑의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스물아홉 살의 여주인공을 내세워 섬세한 감수성의 언어로 독자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벚꽃이 흩날리는 일본의 한 공원에서 만난 두 나라 젊은이의 순수하면서도 애절한 사랑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공지영의 소설로는 유일한 해피엔드 작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3번이나 자살을 기도했던 젊은 여교수와 사형수의 운명적인 대면을 통해 ‘인간은 사랑받고 싶어 하고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 그 이외의 것은 모두 분노로 뒤틀린 소음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전해 준다. 작가 황석영은 소설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고.

이 작품은 작가가 사형수들을 취재하면서 했던 신상 고백의 문학적 형상화다. “신의 눈으로 보면 제가 더 죄인일지도 모르는데, 여러분은 여기 있고 저는 밖에 있습니다….”

‘아내가 결혼했다’는 일처다부제(一妻多夫制)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버젓이 남편이 있는 여자가 ‘두 집 살림’을 하겠다고 나선다. “나와 아내, 내 아이일지도 모르고 다른 남자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딸, 그리고 아내의 다른 남편, 이렇게 넷이서 함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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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문화전문기자 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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