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신춘문예]시조 당선작 ‘화첩기행’ 당선소감

  • 입력 2005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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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니스트가 꿈이었는데 여기까지 왔다.

작년 이맘때가 생각난다. 기대가 절망으로 이어지고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러다가 두 곳의 신문사에서 내 글이 결선까지 올랐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고, 그 실없던 다짐은 없던 일로 했다. 당연히 떠나보내려던 내 노래를 다시 불러모았다.

학기말이라 학교 일로 정신이 없는데 신문사에서 확인 전화가 왔다. 그러고는 말이 없었다. 종일 휴대전화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 올해도 이렇게 넘어가는구나. 그러면 그렇지. 까맣게 잊고 싶은데도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다음날 당선 소식을 들었는데 한 십 년은 흐른 기분이었다.

간절히 원하던 일이었는데 왜 두려움이 앞서는 걸까.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더 험난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리라.

곁에서 묵묵히 지켜준 사랑스러운 아내, 나의 희망인 한결, 다린이와 이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채찍질해 주신 윤금초 선생님, 길을 열어주신 심사위원님과 동아일보사에도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함께 글을 읽어주던 민족시 사관학교 문우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다. 대신 자리를 차지한 거 같아서이다. 좋은 글로 보답하고 싶다.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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