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인선… 엉뚱한 시상… 이상한 문화계

  • 입력 2005년 12월 3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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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남 前의장 누나 뽑고▼

문화관광부는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김명곤(金明坤) 국립극장장의 후임으로 무대미술가 출신의 신선희(辛仙姬·60·사진) 전 서울예술단 이사장을 29일 내정했다.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신기남(辛基南)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누나인 신 씨를 내정한 데 대해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인사”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원재 문화연대 공동사무처장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에 지난 대선 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이 내정된 것이나 국립극장장 인선을 볼 때 정실 인사, 낙하산 인사 등 구시대적 상황이 참여정부 아래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면서 “개혁성과 전문성보다 이해관계에 휘말린다면 과거 정권과의 차별성이 무엇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번 신임 국립극장장 최종 후보로는 신 씨와 박인배(朴仁培) 한국민족예술총연합 상임이사, 임진택(林賑澤) 전 전주세계소리축제감독 등 3명이 올랐다. 문화부는 11월 30일까지 신임 극장장을 내정할 예정이었으나 계속 연기됐다.

이에 대해 문화부 김영산 기초예술진흥과장은 “심사위원회가 응모자를 심사해서 3배수로 중앙인사위원회에 추천했고, 검증을 거쳐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신 씨가 국립극장장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심사위원회서 후보 추천▼

유홍준(兪弘濬) 문화재청장이 지난해 취임한 후 신설해 2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문화유산상 수상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심사위원장이었던 사람이 수상자로 선정되더니, 올해에는 심사위원들이 직접 추천한 후보 중에서 수상자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문화연대의 황평우(黃平雨) 문화유산위원장은 29일 “이달 초 시상식을 가진 제2회 문화유산상 학술·연구 부문에서 후보 접수기간인 8월 말까지 접수되지 않았던 사람들이 9월 이후 심사위원들의 추천으로 후보가 된 뒤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심사위원회에서 접수 마감 후 추가로 5명을 추천해 결국 그중 2명이 수상했다”며 “심사위원회가 심사대상까지 추천해서 상을 주는 상식 밖의 행위를 누가 공정하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수상자 중 한 명은 문화유산상이 아니라 문화유산 보호 서훈을 신청했는데 문화재청의 입김으로 심사과정에서 문화유산상 후보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8월 말까지 접수한 후보 중에서 적격자를 찾기 힘들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5명의 후보를 추가 추천받았다”고 해명했다.

문화유산상은 1회 때는 심사위원장이던 A 씨가 후보 추천 접수기간 만료 후 심사위원장 직을 사임하고 다른 심사위원들의 추천으로 후보가 된 뒤 학술·연구부문 수상자로 선정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A 씨는 유 청장의 대학원 시절 은사였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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