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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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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이 24일 오후 7∼9시 방영하는 ‘다빈치 코드, 감춰진 진실’은 소설 ‘다빈치 코드’의 영상 주석(註釋)이다. 그것도 저자 댄 브라운(41)이 직접 나서서 조목조목 입장을 밝히는 다큐멘터리다. 국내에 ‘다빈치 코드’ 관련 다큐멘터리가 소개되긴 했지만 저자가 직접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BC방송 리포터 엘리자베스 바가스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설전의 형식을 취한다. 학자와 신부들이 ‘다빈치 코드’의 기독교 가설을 정면 반박하고, 댄 브라운은 가설의 ‘근거 있음’을 주장한다.
가령 ‘예수가 결혼해 자녀를 낳았다’는 가설을 두고 양쪽은 치열하게 토론한다. 댈러스 신학대 대럴 보크 교수는 “성경에서 사도 바울의 편지를 보면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밝힌다. 댄 브라운은 “당시 젊은 유대인 남성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중죄인 만큼 기록에 남을 텐데 아무 것도 없다”고 반박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작품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와 함께 한 제자들 중 막달라 마리아를 그려 넣었다는 가설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댄 브라운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많은 작품에서 하고 싶은 얘기를 은밀한 방식으로 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교리와 어긋나는 정보는 그림 속에 숨겼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빈치 연구가인 잭 와서맨은 막달라 마리아로 지목된 그림 속 인물이 “틀림없이 제자 요한”이라면서 “젊고 수염이 없어 여성스럽게 그려진 것”이라고 반박한다.
일련의 논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은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다큐멘터리는 그녀가 창녀가 아니라 예수의 가까운 벗이었다는 추정에 무게를 두면서, 남성 위주의 성직자 구조로 인해 지위가 변질됐다고 암시한다. 학자와 신부들도 이에 대해 별다른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베일에 가린 역사의 한 대목이 다시 한번 짚어지는 순간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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