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음악]록밴드 ‘본 조비’ 9번째 앨범 발표

  • 입력 2005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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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3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4인조 록 밴드 ‘본 조비’. 왼쪽부터 리치 샘보라(기타), 티코 토레스(드럼), 존 본 조비(보컬), 데이비드 브라이언(키보드).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20일 3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는 4인조 록 밴드 ‘본 조비’. 왼쪽부터 리치 샘보라(기타), 티코 토레스(드럼), 존 본 조비(보컬), 데이비드 브라이언(키보드).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세상에 ‘본 조비’ 같은 그룹도 드물 것 같다. 데뷔 21년째, 미국에서만 2000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를 기록한 4인조 록 밴드를 둘러싼 슬픈 루머 세 가지.

① ‘본 조비’를 좋아한다고 하면 ‘본 조비’ 정도의 록 음악을 즐기는 사람으로 낮게 평가받는다. ② ‘본 조비’ 음악은 록 보다 팝이다. ③ ‘본 조비’는 음악성보다 대중성이 우선이다.

미국 뉴저지 출신의 록 밴드가 이런 수모를 당하는 이유는 단 하나. 너무 유명해서다. 그러나 멤버들은 온갖 비아냥을 웃으며 받아넘긴다.

“해브 어 나이스 데이!”

이들의 인사는 20일 미국과 한국에서 3년 만에 동시 발매되는 ‘본 조비’의 9번째 정규 음반의 제목이기도 하다. 앨범 재킷은 웃는 표정의 이모티콘 딱 하나다. 첫 싱글 ‘해브 어 나이스 데이’ 뮤직비디오 역시 온통 웃음 표시 일색이다. 무슨 공익 광고도 아니고, 웃기만 하는 이들이 보내는 메시지는 무슨 의미일까?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이들은 자신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내가 원하는 것을 할 때 비로소 좋은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제목을 풀이했다. 밴드 나름의 철학을 듣고 나니 오히려 선입견이 생긴다. 새 음반에 수록된 12곡 모두 과거에 비해 가벼워진 느낌이다. 소리의 가벼움이란 뜻이 아니다. 온갖 루머에 대한 초탈이라고 할까. 타이틀 곡 ‘해브 어 나이스 데이’를 비롯해 ‘라스트 맨 스탠딩’, ‘아이 앰’ 등은 더 이상 록 밴드니 팝 밴드니 하는 정체성 시비를 떠난 듯하다. 대중적인 멜로디가 없어도 그들의 연주와 노래는 노련하게 술술 넘어간다. ‘본 조비’ 하고 싶은 대로 만든 로큰롤 사운드답다.

1984년 1집 앨범 ‘본 조비’로 데뷔한 이들은 ‘유 기브 러브 어 배드 네임’, ‘리빙 온 어 프레이어’ 같은 흥겨운 록 사운드와 ‘네버 세이 굿바이’, ‘올웨이즈’ 같은 록발라드 곡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다. 1986년 발매된 3집 ‘슬리퍼리 웬 장’은 미국에서만 1200만 장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일부 록 마니아들이 ‘팝 밴드’라고 폄훼해도 이들은 아랑곳 않고 ‘해브 어 나이스 데이’를 외친다. 이는 어쩌면 그들 스스로 ‘우리 하고 싶은 대로 해보자’고 다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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