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 그랜드마스터 “태극마크 달고 내년 亞경기 나가고파”

  • 입력 2005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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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그랜드마스터’인 러시아 한인 4세 김 알렉세이 씨. 연합
체스 ‘그랜드마스터’인 러시아 한인 4세 김 알렉세이 씨. 연합
“태극 마크를 달고 세계 체스 대회에서 한국을 빛내고 싶다.”

서양장기 체스의 ‘그랜드마스터(GM)’인 러시아 한인 4세 김 알렉세이(19) 씨가 12일 한국을 방문해 귀화 의사를 밝혔다.

GM은 체스 선수 중 최고수급에 오른 선수에게 세계체스연맹(FIDE)이 부여하는 호칭. 전 세계 6억 명으로 추산되는 체스 인구 중 GM은 950명뿐이다.

그는 “그동안 체스 세계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을 볼 수 없었다”며 “한국으로 귀화하면 우선 체스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내년 카타르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해 메달을 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4세 때 할아버지에게 체스를 배운 그는 11세 때인 1997년 모스크바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어 스페인 터키 그리스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20위권 이내의 좋은 성적을 올려 지난해 GM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현재는 1997년 IBM 컴퓨터 ‘디프 블루’와 대결을 펼쳤던 세계 1인자 게리 카스파로프 씨처럼 최정상급은 아니지만 아직 나이가 젊어 체계적 훈련을 하면 정상에 오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모스크바대 체육대 체스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한국에 귀화해도 당분간 체스 훈련 시스템이 잘 갖춰진 독일에 체류하며 실력을 연마할 예정이다.

그는 체스의 매력에 대해 “늘 창조적이고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짜릿함이 좋다”며 “체스 불모지인 한국에 체스 붐을 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4일 서울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자신이 쓴 체스 입문서 출간 사인회를 갖는 등 다양한 행사에 참가한 뒤 20일 출국할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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