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協 공신력 논란…중앙일보 부수인증-절차 문제점

  • 입력 2005년 3월 7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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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자료사진
동아일보 자료사진
최근 한국ABC협회(회장 최종률)가 발표한 중앙일보의 2003년도 발행 및 유료 부수 인증과 절차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ABC협회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2003년도 중앙일보의 발행부수를 208만 4782부로, 유료부수를 156만 7939부로 인증했다.

그러나 2002년도 인증을 받았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이번 부수 공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두 신문사는 중앙일보가 ABC협회에 보고한 발행 및 유료 부수를 신뢰할 수 없다며 자료의 재제출을 협회에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참했다. ABC협회는 발행사의 보고서를 토대로 공사(公査)를 진행한다.

두 신문사가 지적한 문제점은 중앙일보가 불과 한 달 사이에 유료부수가 10만9823부가 늘어났다고 보고한 것. 중앙일보는 2003년 9월 유료부수를 171만 9109부로 보고했다가 10월엔 무려 10만9823부가 뛴 182만8932부로 보고했다.

동아와 조선일보 관계자는 “중앙일보의 유료부수가 2003년 1월 177만부에서 9월까지 6만여 부가 계속 감소되는 추세를 보였는데 한 달 만에 갑자기 10만 9000여 부가 급증한 것은 신문판매 현실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가 보고한 가판 부수도 신문판매업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동아와 조선일보의 2003년 가판 유료 부수는 발송부수의 50% 선인 데 비해 중앙일보는 84.3%라고 보고한 것이다. 서울의 한 가판신문 배급업자는 “중앙일보가 2001년 저녁 가판을 폐지한 뒤 이 일대에서 가판(아침)이 20∼30부밖에 안 팔린다”며 “중앙일보만 가판 유료 부수가 80%가 넘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아 조선일보는 “중앙일보가 신빙성 있는 자료를 다시 제출하면 함께 공사를 받겠다”고 했으나 협회는 중앙일보 보고를 그대로 인정하고 실사를 진행했다.

중앙일보는 특히 인증 전 실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도록 한 협회의 규정을 어기고 대외자료에 ‘국내 유일의 ABC인증 신문’이라고 홍보했다가 시정 요구를 받기도 했다.

ABC협회는 48개 일간지 등 181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발행부수 공사기구. 그러나 이번처럼 신문판매 현실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보고서를 인정해주면서 스스로 공신력을 실추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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