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기관절개 수술…입원 장기화 가능성

  • 입력 2005년 2월 25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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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4)가 24일 또다시 호흡곤란 등의 증세로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비슷한 증세로 입원했다가 10일 퇴원한 뒤 정확히 2주일 만이다.

▽기관절개 수술=24일 오전 10시 45분(현지 시간)경 입원한 교황은 오후 8시 20분부터 30분간에 걸쳐 기관절개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은 목 부분을 절개해 기도 역할을 하는 튜브를 끼워 넣는 것으로 심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시술된다. 건강한 환자라면 2주 내로 회복되지만 자칫 감염이나 과다 출혈, 식도 손상 등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교황 건강 상태=호아킨 나바로발스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은 수술 후 의식을 회복했으며 증세가 호전되면서 평온한 밤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교황이 인공호흡기의 도움 없이도 호흡이 가능한 상태이고 양호한 혈액 순환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폐렴에도 감염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의료진은 교황이 며칠간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교황이 다시 정상적으로 주례 알현을 하는 데 3∼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관망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앞으로 정상적인 집무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AP통신은 미국 러시대 의료센터 마이클 실버 박사의 소견을 인용해 “의료진이 기관절개를 했다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교황이 살 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후임 논란 촉발 가능성=평소 파킨슨병과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던 고령의 교황이 기관절개 수술까지 받으면서 후임자 선정과 관련한 논란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

수세기 동안 교황이 사임한 전례는 없지만 차기 교황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안젤로 소다노 교황청 국무장관은 최근 교황의 사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확실한 차기 교황 후보는 아직 떠오르지 않고 있다. 소다노 국무장관 외에 온두라스의 오스카르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마라디아 추기경, 브라질의 클라우디우 우메스 상파울루 교구 대주교, 나이지리아의 프란시스 아린제 추기경,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바티칸·뉴욕=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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