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中 아방가르드 작가 쩡판즈 국내 첫 개인展 외

  • 입력 2004년 11월 9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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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2000년).
'무제'(2000년).
○가면의 얼굴…中 아방가르드 작가 쩡판즈 국내 첫 개인展

아방가르드 작가로 중국의 현대 미술을 이끌어 갈 대표 주자로 꼽히는 쩡판즈(曾梵志·40)가 국내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중국 우한(武漢)에서 태어난 그는 후베이(湖北) 아카데미 예술학교를 졸업한 뒤 작품 활동을 벌여 왔다. 짙은 핏빛의 피부를 과감하게 연출하면서 역방향 붓질로 거칠면서도 강한 질감을 표현한 그의 인물화들은 새로운 캐릭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가면’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내면과 외부세계의 단절을 독창적으로 표현해냈다는 평을 들으면서 중국 화단에서 부상했다. 2000년 상하이 미술관에서 역대 최연소 작가로 대규모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그의 가면 시리즈 속 인물들은 자신의 진짜 붉은색 얼굴을 흰색 가면으로 가려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화나도 기쁜 척, 싫어도 좋은 척하면서 자신의 진짜 얼굴에서 멀어지는 연습을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은유한 것이다.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1977년).

이번 전시에 선 보이는 작품은 40여점. 가면 시리즈와 함께 작가가 인물들에서 가면을 벗겨 낸 2003년 이후의 작품을 대비시켰다. 섬세한 인물초상화 위에 손으로 마구 물감을 휘젓듯 스크래치한 신작들은, 비록 가면을 벗었으나 역시 정체성을 상실하고 자신의 내면과 외부 세계와의 경계 속에서 방황하며 흔들리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10∼22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02-725-1020

○여인의 얼굴…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천경자 특별전’

옛 벨기에 영사관 건물을 리모델링해 개관한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이 ‘천경자 특별전’을 갖는다. 천 화백이 1998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작품 93점 가운데 43점이 옮겨져 전시된다. 전시는 채색화 가운데 ‘여인과 여행’이라는 화가의 그림 주제를 잘 드러내는 작품들 위주로 구성됐다.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1977년)는 뱀 네 마리를 머리에 얹은 여인의 초상을 담은 작가의 대표작. ‘태국의 무희들’(1987년)은 화가가 여행한 뒤 그린 풍물화. 화려한 의상과 화장 속에 감춰진 큰 눈망울에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춤을 춰야 하는 무희의 깊은 슬픔이 느껴진다. 내년 2월 10일까지. 02-2124-8926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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