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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1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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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밤 뮤지컬 ‘판타스틱스’가 공연된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배우들의 커튼콜까지 끝난 뒤 극의 진행자인 ‘엘가로’ 역의 조승룡씨가 관객 두 명을 무대 위로 초청했다.
이날 무대에 선 주인공들은 인터넷을 통해 미리 프러포즈를 신청한 서광일씨(31)와 애인 이이준씨(29). 두 사람은 환상적인 달빛 조명과 꽃종이로 만든 눈이 쏟아지는 가운데 극 중 커플이 사랑을 나누던 벤치에 쑥스러운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이윽고 배우들의 축가가 끝나자 서씨는 “그대와 함께 같은 길을 걷고 싶다”며 준비해 온 사랑 고백을 했다. 이를 지켜본 관객들은 극 중 어떤 장면보다 더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서씨는 “그동안 ‘결혼하자’고 해도 아무 대답이 없었는데, 공연이 끝난 뒤 확실하게 ‘예스’란 대답을 얻어냈다”며 감격해했다.
‘판타스틱스’는 젊은 연인들이 헤어졌다가 세상의 시련을 겪은 뒤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는 내용의 경쾌한 뮤지컬. 16일 첫 공연부터 사랑을 고백하는 커플이 출연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신청이 쏟아지고 있으며 공연도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판타스틱스’ 공연 팀의 양혜영씨는 “프러포즈를 일찌감치 신청했다가 ‘여자친구와 헤어져서 혹은 싸워서 못가겠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5월 30일까지 1회 1커플씩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e메일(propose@idsartcenter.co.kr) 이나 전화(02-762-0010)로 신청하면 된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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