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주부, 몸싸움끝 전과 11범의 절도범 잡아

  • 입력 2004년 1월 29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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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주부가 몸싸움을 벌인 끝에 자신의 집을 뒤지던 전과 11범의 절도범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보험설계사인 주부 서모씨(30·서울 중랑구 중화동)는 28일 오후 3시경 딸 박모양(9)에게 밥을 차려주러 집에 들렀다가 안방에서 딸을 옆에 앉힌 채 서랍장을 뒤지고 있던 도둑 홍모씨(53)를 발견했다. 서씨는 바로 현관문을 잠그고 문을 막아섰다.

홍씨는 안방에서 걸어나오며 "남편에게 줄 서류가 있어 들렀다"며 서씨 남편의 회사동료를 가장한 뒤 서씨를 밀치며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현관문을 막아선 서씨는 홍씨를 붙잡은 채 한 손에 든 휴대전화로 계속 112를 눌러댔다.

홍씨는 서씨를 끌다 시피하고 반지하인 서씨의 집에서부터 1층 주차장까지 올라왔지만 서씨는 여전히 홍씨를 놓아주지 않으며 "도와달라"고 고함을 쳤다.

서씨의 비명을 듣고 맞은편에 사는 서씨의 언니와 형부가 달려와 홍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서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거실로 걸어 나오는 남자 뒤로 안방에서 겁먹은 채 앉아 있는 딸의 얼굴을 봤다"며 "딸에게 '나쁜 짓'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상상에 무조건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홍씨에 대해 준강도미수 및 재물손괴 혐의로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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