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공연]국제현대무용제 ‘Modafe 2003’

  • 입력 2003년 5월 20일 2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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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오 그레코와 PC의 ‘더블 포인츠 1&2’.
에미오 그레코와 PC의 ‘더블 포인츠 1&2’.
무대 후면에 스크린 위로 흐르는 현실과 가상의 풍경들, 무대와 객석을 가득 채우는 기계음…. (덤 타입의 ‘메모랜덤’)

끊임없이 무대를 가로지르며 관객의 시선을 끌고 다니는 독무와 군무, 어어부프로젝트의 강렬한 음악과 괴성…. (안은미와 대구시립무용단의 ‘하늘고추’)

빛과 어둠의 구획 사이로 정확히 움직이는 조명, 그 빛을 받아들이고 피해가며 완급을 조절하는 섬세한 몸…. (에미오 그레코와 PC의 ‘더블 포인츠 1&2’)

때로는 디지털 영상과 최첨단 장비를 이용하고 때로는 원초적인 몸의 표현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대에서 시작된 그 기운이 무대를 넘어 객석으로 흘러들었고 이에 반응하며 넘쳐오른 객석의 에너지는 다시 무대를 감쌌다는 것이다.

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양정수)가 주최한 국제현대무용제 ‘Modafe 2003’는 3∼19일 주요 공연을 마감했다. 올해로 22회를 맞은 이 축제는 양적, 질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줬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객석이 부족해 무용계 관계자들로만 채워졌다는 점이다.

이번 무용제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미술, 연극, 비디오 아트, 디지털 그래픽 등 다양한 요소들이 인간의 몸과 만나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정서의 소통을 자극하며 무용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세계적 추세는 또한 무용의 테두리를 무너뜨리는 무용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컴퍼니 마리 슈이나르의 ‘외침’, 크리스 해링과 클라우스 보버마이어의 ‘비비섹터(Vivisector)’ 등은 인간의 몸이 이를 극복해 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마지막 행사로 29일 오후 7시반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신인데뷔전이 열린다. 02-738-3931

김형찬기자 철학박사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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