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독립운동 자료 1500점 햇빛…재미동포 김운하씨 기증

  • 입력 2003년 2월 27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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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판 '독립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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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직후 미주 및 중국에서 벌어진 해외 독립운동의 과정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이 도산 안창호 선생의 유품과 함께 공개됐다.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이사장 서영훈·徐英勳)는 27일 “재미동포 김운하(金雲夏·66)씨로부터 미주지역 독립운동 관련 자료 1500여점을 기증 받았다”고 밝히고 30여점을 먼저 공개했다. 김씨는 도산 선생을 도와 독립운동을 했던 김형순 선생의 손자로, 미국에서 1980년대까지 발행됐던 ‘신한민보’의 발행인 겸 편집국장을 지냈다. 이번에 기증한 자료는 김 선생이 모았던 자료를 물려받은 것이다.

공개된 자료 중에는 미주지역 최초의 한인 민족주의 단체인 ‘공립협회’의 회원 명부와 도산 선생이 조직한 ‘대한인 국민회’의 임원록이 포함돼 있다. 또 미주 동포들이 공립협회와 국민회에 ‘애국금’이라는 이름으로 기증한 자금의 영수증과 장부도 발견돼 당시 미주지역 독립자금의 규모와 흐름도 추정할 수 있다. 1919, 1920년 ‘국민회’에는 297명이 약 3만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밖에 1925년 5월11일 상하이(上海)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 박은식이 미주 대한인 국민회 중앙회장인 최진하를 주미 외교위원장으로 임명한 임명장과 상하이판 ‘독립신문’의 192∼198호,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발행한 항일잡지 ‘용진(勇進)’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들 자료 외에도 도산 선생이 손수 짠 책장과 선생이 사용했던 대한인 국민회 의사봉도 공개됐다.

도산사상연구회 이만열(李萬烈·숙명여대 한국사학과 교수) 회장은 “이번에 기증 받은 자료는 해외 한민족의 독립운동 과정과 재정 지원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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