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드라마 ‘아씨’를 악극으로 “30년전 눈물-감동 그대로”

  • 입력 2003년 1월 29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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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년의 인기 드라마 ‘아씨’가 33년 만에 악극으로 부활한다. 33년 전 드라마 ‘아씨’에 출연했던 탤런트 여운계, 선우용녀, 그리고 전양자가 주인공 ‘아씨’ 역을 맡은 후배 오정해와 함께 활짝 웃었다.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드라마 ‘아씨’ 70년대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아씨’. 오른쪽은 ‘아씨’역을 맡았던 탤런트 김희준.사진제공 뮤지컬 컴퍼니 대중

▲ 70년의 인기 드라마 ‘아씨’가 33년 만에 악극으로 부활한다. 33년 전 드라마 ‘아씨’에 출연했던 탤런트 여운계, 선우용녀, 그리고 전양자가 주인공 ‘아씨’ 역을 맡은 후배 오정해와 함께 활짝 웃었다.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 드라마 ‘아씨’
70년대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아씨’. 오른쪽은 ‘아씨’역을 맡았던 탤런트 김희준.사진제공 뮤지컬 컴퍼니 대중

“옛날에 이 길은/꽃가마 타고/말탄 님 따라서/시집가던 길….”

이미자가 구슬프게 불렀던 ‘아씨’의 멜로디가 흐르는 가운데, 꽃가마에서 내린 아씨가 복사꽃 고개 너머 친정집을 바라본다.

“불초 여식 이제 떠나면 항상 아버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평생을 여필종부, 삼종지덕의 여훈을 가슴 깊이 새겨두겠습니다…”

서울 대학로에 있는 ‘뮤지컬 컴퍼니 대중’의 지하연습실.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연습실은 연일 밤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다. 2월6일 공연에 들어가기 때문에 모두 설 연휴를 연습실에서 보내게 됐다.
▼연출가 고성원씨 총감독으로▼
30여년 만에 악극으로 부활하는 70년대 초 인기 드라마 ‘아씨’. 당시 드라마 ‘아씨’의 연출을 맡았던 고성원씨가 이번 악극의 총감독으로 참여했다.
고 감독은 “억지로 쥐어짜거나 신파조 대사와 순간적인 해프닝으로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것에서 탈피해 원작 드라마에 충실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70년 3월 TBC에서 방영됐던 ‘아씨’는 이듬해 253회로 종영될 때까지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간판 드라마. 가수 이미자가 부른 주제가 ‘아씨’도 연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며 청취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번 설 연휴 가족들이 모여 30여년 전의 드라마 ‘아씨’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잠시 연습이 쉬는 시간을 틈타 주인공 아씨 역의 오정해와 탤런트 여운계, 선우용녀를 만났다. 오정해는 “여러 장르를 많이 해봤지만, 끝나고 나서 또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늘 악극이었다”고 말했다.

▼6일부터 장충체육관에서▼

여운계와 선우용녀는 드라마 ‘아씨’에 출연했던 인연으로 이번에 악극을 하게 됐다. 33년이라는 세월은 배역을 180도 바꿔놓았다. 드라마에서 아씨를 따라다니는 몸종 역이었던 여운계는 ‘노마님’이 돼 안방에 앉았다. 아씨를 남편으로부터 버림받게 만드는 미모의 신여성 ‘은실’ 역을 맡았던 선우용녀는 이번엔 은실이 때문에 쫓겨난 아씨를 붙잡고 통곡하는 친정 어머니가 됐다.

“‘아씨’는 정말 대단했지. 그 당시에 방송사에서 일본으로 해외 포상휴가를 보내줬을 정도였으니.” (여운계)

“드라마 하면서 내가 우리 연지를 가졌잖아. 그래서 작가 선생님이 대본을 바꿔서 은실이도 뱃속에 봉구를 가진 걸로 해서 출산할 때 맞춰 봉구를 낳는 걸로 해주셨지.” (선우용녀)

“그때 애 낳고 3일 만에 나와서 또 촬영했잖아.” (여운계)

“맞아. 기억력도 좋우. 언니는 이 드라마로 연기상도 탔었지?” (선우용녀)

드라마로는 최초로 ‘아씨’가 100회를 넘기자 신문마다 크게 다뤘던 얘기며,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4600여명이 출연했던 기록을 세운 것 등 ‘아씨’에 대한 회상이 이어지더니 어느새 다시 ‘아씨’에서 ‘그 시절’로 넘어갔다. ‘퍼블릭카’라는 자동차, ‘머리 위에 다시 머리만큼 또 올렸던’ 당시의 헤어스타일….

어쩌면 악극 ‘아씨’를 보는 즐거움은 바로 이런 것이겠다. 잠시나마 ‘그 시절’로 되돌아가보는 것.

악극 ‘아씨’에는 ‘동백아가씨’ ‘여자의 일생’ ‘서울 야곡’ ‘사랑에 속고’ 등 ‘그 시절’의 히트곡들이 새롭게 단장돼 나온다. 2월6∼8일, 14∼17일. 서울 장충체육관. 오후 3시반, 7시. 3만5000, 4만5000, 5만5000원. 02-766-8551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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