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세 외동딸을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정모씨(서울 송파구 송파동)는 “이번 연구결과는 만 4세아와 7세아에게 줄넘기를 가르친 뒤 누가 잘하나 본 것과 마찬가지”라며 “일부 아이들이 영어유치원에서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영어유치원의 질을 높여 해결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영어교수법을 공부한 ‘꼬마영어그림책’의 저자 서남희씨는 “엄마가 아이를 도와줄 능력이 있고 아이 스스로 영어를 배울 능력이 있다면 엄마가 가르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주입식이 아닌 놀이와 노래로 조기에 영어를 가르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미국인 김린씨는 “한 연구에서는 아기가 생후 6개월동안 어떤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란다면 그 소리를 인지하는 능력이 없어 후에 의식적으로 가르쳐야만 한다고 밝히고 있다”며 영어에 대한 조기노출을 강조했다.
서울대 이호영 교수(언어학)는 “인간은 선천적으로 아무런 고통 없이 언어를 배우게 돼 있다”며 “가정에서 자연스레 영어가 오가거나,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하는 등 환경만 주어진다면 어린이들은 우리 말과 영어 모두 모국어처럼 익히게 될 것”(본보 지난해 10월 9일자 D1면 참조)이라고 밝히고 있다.
각종 학부모 교육 강좌를 열고 있는 팔스월드 박정규 대표는 “영어를 듣는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강요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생긴다. 유아에게는 영어를 가르치는 교육 보다는 영어로 놀아주며 보살펴주는 보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유아에 대한 조기영어교육 적절성에 관한 연구〓동덕여대 우남희 교수(아동학)팀이 영어교육 경험이 없는 만 4세아 10명과 7세아 13명에게 주 2회씩 8차례 실험교육을 한 뒤 두 그룹의 학습능력 차이를 고려해 성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만 4세아는 평균 29.9점에 불과한 반면 7세아는 60.6점을 얻어 상대적으로 학습이해도가 높은 7세아의 성적이 월등히 높았다.
또 서울시내와 분당 및 일산신도시의 27개 유아영어학원 강사 79명(원어민 외국어강사 63명 포함)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 결과 전공분야가 영어교육학인 강사는 3.8%에 불과한 반면 영어교육과 전혀 무관한 분야가 24.1%에 달했다. 조사대상 원어민 교사 중 69.8%는 우리나라에 오기 전 영어를 가르쳐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아외국어 학원을 경영하는 학원장 15명을 심층면접한 결과 원어민 교사 채용기준인 E-2 비자는 4년제 대학 이상의 졸업자면 모두 받을 수 있어 채용시 전공이나 경력을 참조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연구팀은 영어교육이 유아들에게 스트레스를 줘 뇌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영어교육은 언어를 담당하는 측두엽이 어느정도 발달한 뒤 시켜야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