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한국인 첫 日국립극장 공연 연출 손진책씨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8시 50분


중견 연출가 손진책씨(55·극단 미추 대표)가 17일 일본 국립극장으로부터 정식 연출 초청을 받았다. 한국 연출가가 일본 국립극장에서 의뢰를 받아 작품 연출을 맡는 것은 처음이다.

손씨는 “도쿄에 있는 신국립극장측으로부터 올 봄 기획 공연의 연출을 의뢰받고 계속 작품을 상의해왔다”며 “2004년 4월 12일부터 28일까지 공연하게 되며 이를 위해 2004년 2월 말쯤 일본에서 연습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씨는 세 명의 정상급 일본 배우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된다.

손씨가 연출을 맡게 될 작품은 칠레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아리엘 돌프만의 신작 ‘또다른 면(The Other Side)’. 신국립극장에서 세계 초연하는 작품이다.

손씨는 “1996년 돌프만의 ‘죽음과 소녀’를 국내 무대에 올렸을 때 돌프만이 한국에 와서 보고 만족했었는데 이번 신국립극장의 공연 시리즈에 내가 연출을 맡는다는 얘기를 듣고 나와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개인적으로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초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기도 하지만 그 만큼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면’은 전쟁을 배경으로 전사자를 일시 보관, 신원을 확인해주는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뤘다.

신국립극장은 2000년부터 매년 주제를 정해 기획공연시리즈를 마련해 왔다. 손씨가 참여할 2004년의 주제는 ‘남과 여가 있는 풍경’. 인간 관계의 최소단위, 그 중에서도 남과 여를 통해 인간관계의 특징을 다양한 각도에게 그려내고 모색하자는 취지다.

무대 미술은 호리오 유키오(堀尾辛男)가, 조명은 핫도리 모토이(服部基)가 맡는 등 일본 최정상급 스태프들이 참여한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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