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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30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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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휴대전화로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들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 작곡가가 ‘휴대전화를 위한 교향곡’을 쓰겠다고 나섰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작곡가 사이먼 터너. 그는 최근 영국 작곡가 윌리엄 월튼의 고향인 첼튼햄에서 열린 첼튼 국제 음악제에서 휴대전화 30대를 위한 교향곡 ‘새 반지 연작’(New Ring Cycle)을 선보였다.
‘휴대전화를 휴대’ 한 30명의 ‘연주자’들에게는 ‘첼튼햄 심포니어’(Chelten SIM-phone-ya)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연주자들은 무대 위에서 전화기가 울릴 시점을 맞춰보며 ‘악기를 튜닝’ 한 뒤 각자가 다운로드 받은 선율을 지휘자의 리드에 따라 연주했다. 연주를 들은 청중들은 “휴대전화 하나하나가 마치 작은 파이프오르간처럼 울렸다”고 소감을 말했다.
작품은 세 악장으로 구성돼있다. 첫악장은 휴대전화와 벨소리의 ‘진화’를 묘사했고 둘째 악장에서는 청중이 자신의 벨소리로 참여할 수 있다. 세 번째 악장은 ‘축하의 피날레’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음악 연주회장에서 휴대전화가 울린다는 것은 짜증나는 일이죠. 의사소통을 위해 개발된 이 기구가 연주자와 청중의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것이니까요. 이번에 나는 이 도구를 연주자와 청중 사이 ‘의사소통의 기구’로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작곡가 터너의 작품 취지.
미국의 정보기술 전문지인 ‘인포메이션 위크’는 이 ‘특별한’ 콘서트를 소개하면서 “앞으로 미니멀리즘 (극소주의) 경향의 작곡가들이 노키아(핀란드의 세계적인 휴대전화 회사)의 의뢰로 새 작품을 작곡할 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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