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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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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수로 맥주 판매가 급증한 데다 7, 8월은 월드컵 열기가 가라앉아도 맥주업계 최대의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월드컵 기간인 6월 한 달간 국내에서 판매된 맥주는 1805만 상자(1상자는 500㎖ 20병). 4500만 국민 1인당 8병씩 마신 셈이다.
하이트맥주는 이중 55%인 1000만 상자를 판매해 전달 대비 9%의 판매 신장세를 보였다.
“연초만 해도 올해 맥주시장은 작년보다 2, 3% 정도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어요. 하지만 축구대표팀의 선전과 길거리 응원 덕분에 성장률 추정치가 7, 8%대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그래서 시장점유율 1위지만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김 부장은 최근 맥주를 술이 아닌 ‘음료’로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에 주목하고 있다.
농어촌 사람들도, 건설현장 노동자도 이제 소주가 아닌 맥주를 찾고 있다. 사회활동이 늘어난 여성들의 맥주 소비는 매년 10%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맥주 소비층이 두꺼워지면서 그만큼 소비자들의 욕구도 다양해졌다.
하이트맥주는 최근 흑맥주 ‘스타우트’와 100% 보리맥주 ‘하이트프라임’을 선보였다.
둘 다 일반 하이트맥주와는 다른 맛을 가진 모험작. 특히 ‘하이트프라임’은 보리와 옥수수를 함께 사용하던 국내 맥주 제조방식과 달리 보리만을 사용한 유럽식 제품이다.
“두 제품 모두 일반 맥주에 비해 시장은 작지요. 하지만 어떤 취향을 가진 소비자라도 ‘하이트’ 브랜드 안에서 원하는 맛을 찾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작지만 소중한’ 욕구를 찾기 위해선 꼼꼼한 시장조사가 필수다.
하이트맥주는 매년 2000∼3000여명의 소비자를 설문조사하고 100여명의 소비자를 본사로 초청해 심층인터뷰를 한다.
하이트맥주가 ‘지하 천연암반수 맥주’에서 ‘최적 음용온도에 맞춘 온도계 맥주’‘백두대간 한국 맥주’‘최고품질의 브랜드 키퍼(Brand Keeper) 맥주’까지 변신해 온 것도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
김 부장은 “외국 소비자들은 오랜 전통과 역사가 깃든 제품을 선호하지만 한국의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고 하이트맥주의 변신을 설명했다.
그는 요즘 비치발리볼 대회 준비 등 여름철 마케팅 전략을 짜느라 정신이 없다.
“섭씨 22도 이상에서는 온도가 1도만 올라가도 맥주 판매가 20%씩 늘어나니 여름은 하늘이 최고의 마케터(Marketer)인 셈이지요.”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