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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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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세대의 여성 작가 4명이 경복궁 근처에 오밀조밀 모여 살기로 한 이유는 ‘서로가 너무 좋다’ 는 것. 그 근방의 행정 구역상 사는 동네 이름은 다 다르지만, 걸어서 15분 이내면 누구네 집이든 갈 수 있다. 모임의 ‘좌장’격인 송우혜씨가 지난 해 10월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고, 12월 ‘막내’인 조민희씨가 이사를 한 뒤 송혜근 전경린씨가 집을 옮겼다. 단 몇 달 만에 여성 문우들의 ‘문우촌’이 마련된 것. 두 송씨는 바로 옆집에 산다.
지난 일요일 오후, 조씨에게 전화를 하니 “마침 송혜근 선생님 댁에 있었다”며 웃었다. “서로 친하고 좋아하니까 가까이 살고 싶었다. 다들 이사하려던 차에 자연스럽게 모이게 됐다”라는 그는 자신도 문득 궁금한 듯 “송선생님, 우리 사는 이 근처는 어떤 점이 좋은 거죠?”라며 송혜근씨에게 묻기도 했다.
이들이 한결같이 얘기하는 ‘우리 동네’는 “조용하고 깨끗하며, 교통편도 편리하고 무엇보다 서점이 가깝다”는 것이 장점. 송우혜씨는 “아무래도 서로 얘기가 통하는 이들이 가까이 있으니까 더 좋다”고 말했다.
10명의 여성 작가로 구성된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 여성당선자 모임’은 부정기적으로 만나 수다도 떨고, 해마다 동인지를 펴 내기도 한다. 올해 초 여섯 번째 작품집인 ‘고양이는 부르지 않을 때 온다’(생각의나무)를 출간했다. 4명 외에 김지수 한정희 윤명제 은희경 박자경 홍은경씨가 멤버이고 이들의 ‘초청’을 받은 남성들이 이따금씩 ‘게스트’로 자리를 같이한다.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