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서울, 영화 촬영의 메카 꿈꾼다

  • 입력 2002년 4월 24일 18시 13분


서울이 영화 촬영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까지 서울 시내에서 영화를 찍는 것은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23일 ‘서울영상위원회’(위원장 황기성)의 출범으로 익숙한 서울의 거리 풍경과 명소들이 영화의 한 장면으로 쉽게 등장할 수 있게 됐다.

서울영상위는 서울에서 영화나 TV 드라마의 촬영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교통과 소방 등 행정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체제’로 운영된다. 서울영상위는 또 서울 지역에서 영화 촬영이 가능한 후보지를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고 해외 영화사가 서울에서 영화를 찍도록 유치 활동도 펼친다.

서울영상위 자료에 따르면 국내 900여개 영화사중 95%가 서울에 있다. 촬영 장비와 녹음, 편집, 엑스트라 업체 등 영상 관련 업체의 대다수도 서울에 밀집돼 있다.

하지만 서울은 행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영화 촬영의 ‘사각지대’였다.

‘초록 물고기’ ‘박하사탕’으로 유명한 이창동 감독은 5일 신작 ‘오아시스’를 서울 청계고가 도로에서 찍으려다 실패했다. 서울시의 허가를 받았으나 시 경찰청이 교통 혼잡을 이유로 거절했기 때문이다.

서울영상위는 영화 촬영을 위한 행정 지원을 위해 서울시를 비롯,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시교육청, 철도청, 문화재청, 한국관광공사, 서울지하철공사 등이 참여한 지원기관협의회를 구성했다.

이처럼 서울 등 각 지역의 영상위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영화 산업의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99년 부산영상위원회(위원장 명계남), 2001년 전주영상위원회(위원장 이장호)가 설립됐다. 현재 인천과 대전도 영상위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영상위가 최근 ‘부산지역 영화촬영 작품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촬영된 영화, 드라마, CF 등 영상물은 영화 13편을 비롯 모두 39편. 이 기간에 촬영팀이 부산에서 쓴 숙박비와 음식비, 현지 엑스트라 출연료 등을 감안한 ‘생산 효과’는 171억6300만원, 고용 효과는 179명으로 집계됐다.

영화 촬영지로서 경제 효과를 얻는 해외 사례로는 미국 뉴욕이 대표적인 본보기다. 뉴욕은 도시 전체를 ‘영화 세트화’해 경제적 효과를 얻고 있다.

매년 뉴욕에서 제작되는 장편 상업 영화는 200여편으로 미국내 전체 영화 제작 편수의 60%에 이르며 제작진은 10억 달러에 가까운 돈을 뉴욕에서 쓴다. 또 뉴욕은 매년 100여편의 TV 드라마 무대가 되고 있으며 이 또한 수십억 달러의 수입을 뉴욕시에 안겨주고 있다.

서울영상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는 www.seoulfc.or.kr. 문의 02-777-7092

김갑식 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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