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추기경 "배금주의 풍토 만연 발전-부패 동시초래"

  • 입력 2002년 1월 8일 17시 58분


“부패한 가운데서도 발전하는 나라, 발전하면서 동시에 부패하는 나라.”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은 8일 감사원에서 ‘삶의 지혜’라는 주제로 가진 초청 강연에서“무슨 게이트니, 무슨 리스트니 해서 고질적 부정부패의 중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짧은 시일 내에 선진국 대열의 문턱에 서 있다”고 한국 사회를 진단했다.

김 추기경은 그 원인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배금(拜金)주의’ 풍토에 있다며 “돈을 벌겠다고 애를 쓰다 보니 발전을 가져오고, 돈을 벌겠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 보니 부정과 비리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배금주의의 양면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결핍돼 있는 준법정신과 정직하고 성실한 인간상의 회복을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특히 “앞으로 세계화, 정보화시대에 우리나라가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직사회가 깨끗해야 하고 이런 공직사회를 만드는 책임은 감사원에 있다”며 감사원의 표어대로 ‘바른 감사, 바른 나라’ 만들기에 힘써 주기를 당부했다.김 추기경은 또 인간의 존엄성을 역설하며 “검찰이나 경찰, 교도소 등에서 피의자 등을 다루는 분야의 공직자들이 얼마나 인간다운 인간으로 대우하는지 살펴보는 감사도 꼭 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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