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부 1명 집안일 매달 113만원 값어치

  • 입력 2001년 9월 14일 18시 39분


한국 주부들의 1년간 가사노동의 총 가치는 72조원으로 주부 한 명이 매달 113만원어치의 무급(無給)노동을 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또 한국 성인 남성의 하루 노동시간은 일본과 비슷하고 미국보다는 1시간 이상 길었다.

통계청은 14일 한국인이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여성의 무보수 가사노동가치는 얼마인지를 분석한 ‘1999년 생활시간조사 종합분석사업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 주부 매달 113만원 ‘무급’노동〓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주부들의 연간 총노동가치는 72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했다. 주부 1인당 연간 가사노동가치는 1360만원, 월별 가사노동가치는 113만원이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 주부의 월별 평가액이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 주부가 가장 낮았다.

또 과거 20년간 주부의 무급노동가치는 매년 평균 14.5%씩 증가했으며 매년 경제성장률에는 평균 1.45%씩 기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이번에 추산된 가사노동가치로 볼 때 이혼시 재산분할, 손해배상 또는 사회보험 등에서 한국의 전업주부에 대한 보상이 상당히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남성 미국 남성보다 하루 1시간 더 일해〓한국의 성인 남성이 수입을 올리기 위해 노동하는 시간은 5시간56분으로 일본 남성(6시간1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남성과 비교할 때 한국 남성은 하루 1시간20분, 일주일에 9시간27분을 더 일하고 있었다. 성인 남성의 전체시간 중 자유시간의 비중은 미국 24.8%, 일본은 22.8%인 데 비해 한국은 21.9%로 다소 적었다. 한국 남성이 가사노동에 들이는 시간은 하루평균 32분(2.2%)으로 일본 남성의 28분(1.9%)보다는 조금 길었지만 미국 남성(1시간50분)이나 핀란드 남성(1시간57분)에 비해서는 상당히 짧았다.

한국 여성이 가사노동에 들이는 시간은 하루 3시간57분으로 일본 여성(4시간3분)보다는 약간 짧고 미국 여성(3시간12분)이나 핀란드 여성(3시간37분)보다는 길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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