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5일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소재 ‘유전학 및 체외수정 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성감별기를 이용해 정자의 성염색체에 일종의 ‘유전학적 표지’를 붙여 남과 여를 구별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이 연구소는 ‘표지’가 달린 정자를 체외에서 난자와 수정시키고, 수정란의 성별을 파악한 후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최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밝혔다.
연구소는 이 방법을 이용하면 여자아이를 희망할 경우 92%까지, 남자아이를 희망할 경우 72%까지 원하는 성의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의 방법들은 대부분 최대 50%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은 사회윤리와 관련해 비판받을 소지가 크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특히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수정란의 염색체를 조작하는 이 같은 기술이 과연 태아에게 안전한가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그간 전세계적으로 200쌍 이상의 부부가 이 방법으로 아기를 선택해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기술은 실제 적용하는 데 3∼4시간밖에 걸리지 않고 비용도 2000달러(약 260만원) 수준이어서 앞으로 이용이 크게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