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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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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의 계략으로 독사과를 먹은 백설공주가 이웃나라 왕자의 도움으로 살아난 것은 알려진 얘기다. 이 작품은 해피 엔드 이면에 한 난장이의 슬픈 사랑이 있었다는 새로운 해석으로 눈길을 끈다.
새 왕비가 된 백설공주가 못된 ‘전임’ 왕비가 애용하던 ‘진실의 거울’을 찾아 물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이는 누구니?”
이에 거울은 “지금 왕이 되신, 먼 이웃나라 왕자”라고 말했다. 잠시 뒤. 거울은 “하지만 공주님을 가장 사랑했던 분은 안개 숲의 안개 꽃밭에 잠들어 있는 난장이 반달님”이라고 대답했다.
동화의 주인공은 왕자나 공주가 단골로 ‘캐스팅’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일곱 난장이’로만 불리는 한 난장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연출자이자 각색자인 박승걸은 “98년 우연히 인터넷에서 ‘백설공주’를 새롭게 해석한 작자 미상의 글을 감명깊게 읽은 게 이번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계기가 됐다”면서 “작은 사람의 사랑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어린이용 연극하면 떠오르는 권선징악의 뻔한 스토리가 아니다.
독사과를 꿀꺽 삼킨 백설공주를 살리는 묘약은 먼 나라 왕자님의 키스. 반달이는 공주를 짝사랑하면서도 그를 살리기 위해 이웃 나라 왕자를 찾아간다. 진정한 사랑과 희생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최인경 임혜숙 조영규 등 출연.
20일까지 평일 오후 2시, 주말 오전 11시 오후 2시. 1만∼1만2000원. 02―3444―0651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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