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백태]노점상도 '떴다방' 있네!

  • 입력 2000년 11월 16일 19시 00분


노점상에도 ‘유행’이 있다. 요즘 유행은 ‘떴다방’개념.

주변의 지형 지물과 연관이 있는 업종으로 지하도나 골목 등보다 소비자 중심으로 파고들며, 일정한 시간대에만 나타나 한정 판매가 끝나면 자취를 감춘다. 일정한 구역에 보금자리를 틀고 영업하는 기존의 기업형이나 생계형 노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압구정동 ‘짜가 명품점’

“에이 에이, 거기 아줌마, 이제 ‘짜가 프라다’메고 쪽팔리지 말자는 겁니다, 오세∼요.”

서울 강남구 지하철3호선 압구정역 현대백화점 건너편 출구. 유리창을 짙게 칠한 승합차에서 청년 몇 명이 물품을 내놓고 호객 행위를 시작했다. 프라다 가방이 2만원, 카르티에 시계가 3만원, 페라가모 벨트 루이뷔통 지갑이 3만∼5만원 등 ‘짜가 명품’이 주류.

판매원 최모씨(28)는 “현대백화점을 드나드는 고객들의 수준을 고려해 거의 ‘최상급 짜가’만을 취급한다”고 말했다. 페라가모 명함 지갑을 요구한 몇몇 여성들에게는 “내일 갖다 주마”고 예약까지 받았다. 이들은 3시간 정도 판매를 마치자 서둘러 접고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나이트클럽 앞 어묵집

서울 강남구 청담동 줄리아나와 논현동 보스677 나이트클럽 앞 어묵집도 비슷한 경우. 낮에는 불법 주차구간이지만 오후 11시경부터 오전 4시까지 취객들만을 상대로 어묵과 김밥을 2000원, 3000원씩에 판다.

지금처럼 두 나이트클럽이 내부 수리중인 경우는 이들 어묵집도 휴무를 감수한다.

■반품과 예약 교환까지

서울 중구 명동에는 정교한 위조 버버리 머플러를 5000원에 파는 봉고차가 밀리오레앞 유동 인구들을 유혹하고 있다. 명동 노점에 들른 정희구씨(47·서울 양천구 신정동)는 “전엔 모피코트 파는 봉고승합차 정도가 고작이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품목이 더 다양해진 것 같다”면서 “상인들이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주기 때문에 반품이나 교환 예약도 할 수 있다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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