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후 위생관리]물은 꼭 끓여 먹어야

  • 입력 2000년 7월 23일 19시 03분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자리엔 병마(病魔)가 기다린다. 수해지역엔 오염된 물 때문에 ‘수인성(水因性) 전염병’이 번지기 쉽다.

‘사라졌던 전염병’이 기승을 부릴 조짐도 있다.

수해지역에서 가장 많이 생기는 병은 ‘접촉성 피부염’. 오염된 물 속에서 복구 작업을 하다가 걸리는 것.

몹시 가려우며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거나 물집이 생긴다. 스트레이드 연고를 2, 3일 바르면 좋아지지만 심할 경우엔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야 한다. 반드시 장갑 장화 등을 신어 오염된 물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하고 젖은 내의는 바로 마른 것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피부병으로는 ‘전염성 농가진’도 퍼진다.

농가진은 작고 붉은 점이 생겼다가 오돌토돌하게 일어나는 게 특징. 항생제로 치료해야 하며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오히려 악화된다.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이질 등 전염병에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습한 지역에 30도 이상의 고온이 지속되면 이들 병이 번질 환경이 조성된다.

이들 전염병은 한동안 국내에서 사라졌다가 3, 4년 전부터 발병하기 시작했고 언제 대량 발병할지 방역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탈 설사 등이 일어나면 항생제나 지사제를 함부로 먹기보다는 수시로 물을 먹으면서 쉬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이 올라가면서 구토 탈진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들 질환을 예방하려면 물과 음식을 반드시 끓여먹어야 한다. 냉장고도 한때 전원이 나가 식품이 상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냉장고 보관 음식도 끓이거나 익혀 먹는 게 안전하다. 빗물이 스며든 음식은 아무리 깨끗해 보여도 절대 먹지 않는다.

또 식사 전이나 외출 뒤엔 반드시 흐르는 수돗물로 손을 씻어야 한다.

한편 복구 작업 중 상처가 생기면 곧바로 소독해서 피부염을 예방한다.

물이 많은 곳엔 누전 위험이 크므로 복구 작업 중엔 반드시 전기를 차단하도록 한다.

또 수해지역엔 모기가 몰려들어 뇌염이 유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기 방제에 유의해야 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