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잊혀진 '경세종' 다시 울린다

  • 입력 2000년 6월 8일 19시 43분


경남 합천 해인사는 단오날이면 절과 마주하고 있는 산꼭대기에 ‘화재 액막이용’ 소금단지 5개를 묻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단오날인 6일 해인사 스님 100여명이 해발 1010m의 매화산 남산제일봉 꼭대기에 올라 소금단지 5개를 묻었다.

해인사는 대적광전을 마주 보고 있는 매화산 남산제일봉이 불타오르는 듯한 형세여서 절에 불이 나기 쉽다는 풍수설에 따라 지난 100년여동안 이같은 의식을 계속해 왔다.

사찰의 내력을 기록한 ‘가야산 해인사지’에는 1695∼1871년까지 176년 동안 무려 7차례나 불이 나자 화재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며 이후 이같은 의식을 거행해 왔다고 적혀있다.

특히 단오날을 택해 소금단지를 묻는 이유는 이날 바닷물속의 소금이 한해중 가장 짠 맛이 나 효과적으로 불을 진압한다는 설에 따른 것으로 단오날을 앞두고 시장에서 소금을 구입해 단지 1개에 1되 정도의 소금을 담아 묻는다.

절이 위치한 산세에 따라 ‘화재 액막이용’ 소금단지를 묻는 절이 있지만 단지를 묻는 정확한 장소가 외부에 알려지면 효험이 없다며 비밀에 붙이는 경우가 많다. 해인사의 경우에는 준비 과정에서 우연히 알려졌을 뿐이다.

해인사 관계자는 “소금단지의 효험이 있었는지 최근 100여년동안 큰 화재가 없었다”고 말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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