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우주론의 역사 實例통해 설명

  • 입력 2000년 4월 21일 21시 18분


▼'갈릴레오 이전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았는가'/에디트 위제 지음/이끌리오/433쪽/ 1만5000원▼

우주는 어떤 존재일까. 그리고 우주와 인간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인류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역사였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우주의 실체와 그 상징적 의미를 해독하는 일은 태초 이래 인류의 중요한 과제의 하나였다. 우주 속에서 길을 잃는다는 것은 인류에게 견딜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주에 대해 나름대로의 표현이나 이미지를 만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인류의 우주론은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시대에 이르러 일대 변혁을 겪는다. 지구 인간 중심에서 태양 중심으로.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이전 시대까지의 우주론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살펴본 책이다. 그 연대기는 결국 인류의 정신사를 의미한다. 우주의 생성 과정과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온갖 신화를 만들어왔던 고대인. 그것은 종교적이고 신비적이며 상상력 가득한 이미지들이었다.

인간의 인식이 발전하면서 지구와 우주의 형태에 대해 논하기 시작했던 기원전 6세기 전후 그리스 자연철학자들. 그것은 신화의 시대와의 단절이자 과학적 우주론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철학의 출발이었다. 그들의 우주에 대한 묘사는 지구 중심(인간 중심)으로 자리잡아 갔다.

아리스토텔레스를 거치면서 더욱 강화된 지구중심 우주론. 이 우주론은 중세 기독교적 세계관과 갈등을 겪었고다. 지구 인간 이성중심의 아리스토텔레스 우주론이 종말 묵시록 재림 등의 기독교적 세계관과 어울릴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 그 갈등 끝에 도달한 16, 17세기.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는 천동설을 주창하고 그것을 확인함으로써 드디어 인간과 지구를 우주의 중심에서 밀어냈다. 중심에서 밀려난 인간. 그러나 그로 인해 인간은 자신을 더욱더 제대로 성찰할 수 있게 됐으니….

이 책은 이러한 우주론의 역사를 다양하고 세세한 예를 통해 보여준다. 그러나 그 다양한 사례를 하나로 꿰어 그 흐름을 이해하려면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우주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 애썼던 인류. 그 역사책을 읽으며 거기서 길을 잃는다는 건 분명 억울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