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하인리히 만 作 '앙리 4세'

  • 입력 2000년 1월 4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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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4세' 하인리히 만 지음/김경연 옮김/미래M&B 펴냄/312쪽내외 전3권 각권 7500원▼

우리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마의 산'작가 토마스 만은 익히 안다.그반면 토마스 만의 형인 하인리히 만(1871∼1950)은 국내에 선 이념상의 문제로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못했다. 그러나 하인리히 만은 20세기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구동독에서는 국민작가로 추앙받았다. 그는 사회현실에 대환 작가의 양심과 책임을 중요시하여 파시즘에 일관되게 저항하다 프랑스를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 소설은 그의 대표작으로 16세기 피비린내나는 종교전쟁을 거쳐 프랑스를 통일한 앙리4세의 불꽃같은 인생을 그린 장편 역사소설이다. 프랑스 변방 소국 나바르의 왕자로 태어나 수십 차례의 암살 위협과 다섯 번의 개종 끝에 권력을 획득한 앙리 4세. 그가 구교권의 실력자인 메디치가의 카타리나태후, 그녀의 딸이자 약혼녀인 마르고와 종횡연합하면서 유럽을 무대로 숨막히게 펼치는, 전쟁과 사랑의 대서사시이다.

탐욕과 위선, 학살과 범죄, 책략과 권력투쟁, 종교 혹은 민족을 빙자한 선동등 앙리4세가 살았던 16세기와 하인리히 만이 이 책을 집필한 1930년대는 다같이 인간 이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폭력이 난무한 시기였다.

작가는 이러한 시대의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인 상황을 소설형식을 빌어 고발하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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