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硏 대회년맞아 심포지엄…" 천주교 역사적 과오 참회"

  • 입력 1999년 11월 16일 19시 58분


한국 천주교가 2000년 대희년(大禧年)을 앞두고 역사적 과오를 민족 앞에 참회하고 반성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한국사목연구소(소장 김종수)가 최근 개최한 ‘한국천주교회사에 대한 대희년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18세기 말 서양선박의 파견 요청 △제사금지에 따른 갈등 △민족 고유의 정서와 문화 무시 △민족운동에 대한 소극적 태도 △신사참배 허용 등을 교회의 역사적 잘못으로 지적했다.

원주교구 교회사연구소 여진천 신부는 “1796년과 1801년 천주교회 지도자들이 서양 선박과 병력을 요청하는 서한을 중국 베이징의 주교에게 보낸 것은 신유박해(辛酉迫害)를 확대하는 결과를 낳았고 조선의 입장에서는 반민족적인 협박이었다”고 평가했다.

인천가톨릭대 최기복 교수는 “18세기 교황청의 정복주의적 선교정책에 따른 제사금지 조처는 천주교를 패륜의 사교(邪敎)로 낙인찍히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이를 두고 “선교지 문화와의 교섭을 통한 복음의 토착화를 더디게 하는 장애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장동하 교수도 “개항기 프랑스 선교사들이 민족 고유의 문화와 풍습 등을 야만시했다. 이에 따라 유교적 전통을 고수하는 주민의 반발을 산 것은 물론 지식인의 반외세 감정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전남대 윤선자 교수는 구한말과 일제시대에 천주교회가 민족운동에 소극적이었던 태도를 지적했다. 또 한신대 강인철 교수는 “일부 교회지도자들이 신사참배를 허용하고 태평양전쟁 참전을 독려한 것은 반민족적 반가톨릭적인 과오였다”고 비판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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